검찰은 김용철 변호사의 이른바 ‘삼성 떡값 수수 인사’ 폭로와 관련, 조준웅 특검팀이 17일 사실무근이라는 결론을 내놓자 반기는 기색이 역력했다.
임채진 검찰총장을 비롯, 이귀남 대구고검장, 김성호 국가정보원장, 이종찬 청와대 민정수석, 이종백 전 국가청렴위원장 등 전ㆍ현직 검찰 고위 간부들을 삼성이 정기적으로 뇌물을 제공하면서 관리했다는 김 변호사의 의혹 제기는 이번 사건 수사를 검찰이 아닌 특검이 맡게 되는 계기가 됐었다.
임 총장은 이날 특검 수사결과 발표 직후, 대변인을 통해 기자실에 ‘관정지수 필요족저(灌頂之水 必流足底)’라는 글귀를 적은 메모지를 내려보냈다.
이는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 선생이 엮은 속담집 ‘이담속찬(耳談續纂)’에 나오는 말로, ‘정수리에 부은 물은 반드시 발 밑으로 흐른다’, 즉 모든 일은 순리대로 가게 마련이라는 뜻이다.
검찰총장으로 내정된 직후 김 변호사에 의해 당시 중수부장이던 이 고검장과 함께 ‘떡값 검사’로 몰렸지만, 특검 수사를 통해 결국 자신의 결백이 밝혀지지 않았느냐는 의미로 풀이된다. 임 총장은 김 변호사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할 지에 대해서는 “시간을 두고 생각해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특검이 끝난 이상 당분간 삼성그룹 문제와 관련한 추가수사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대검 오세인 대변인은 특검 수사결과에 대한 검찰의 공식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존중돼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일부에서 특검 수사가 미진하다고 주장하는 부분에 대해 검찰이 다시 수사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특검수사로 모든 것이 종결됐다고 본다”고 답했다.
전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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