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의 가요제인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를 앞두고 프랑스가 발칵 뒤집혔다. 자국 문화와 언어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일부 정치인과 시민들이 대회에 출전하는 자국 가수가 영어로 노래를 부른다는 점을 문제삼고 나섰기 때문이다.
BBC는 17일 여당인 대중운동연합(UMP) 자크 미아르 의원이 출전 곡을 선정한 프랑스 공영방송 프랑스 텔레비전에 선정을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미아르 의원은 “문화적인 영향력을 고려할 때 프랑스어는 거대한 산업 수단”이라며 “프랑스인이 프랑스어를 포기하면 다른 국가가 뭐라고 하겠는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AP통신은 일부 각료와 모국어단체가 프랑스 텔레비전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시청료 거부 운동을 벌일 수 있다고 전했다.
문제가 된 곡은 세바스티앙 텔리에(사진)가 부르는 <디바인(divine)> . 앨범 <섹슈엘리티(sexuality)> 에 수록된 노래로 프랑스어 가사가 두 줄밖에 없어 사실상 영어곡이다. 텔리에는 “프랑스인의 삶과 성을 정확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기 위해 영어로 노래했다”고 설명했다. 섹슈엘리티(sexuality)> 디바인(divine)>
크리스틴 알바넬 문화장관은 “텔리에의 노래 가사가 프랑스어가 아닌 점은 유감”이라면서도 “그의 출전이 프랑스 문화에 대한 공격이란 비판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는 1956년 시작된 전통의 가요제로 프랑스 가수가 영어곡으로 출전하기는 처음이다. 올해는 총 43개국이 참가하며 이 가운데 25곡 정도가 영어곡이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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