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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공천 결과에 나도 충격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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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공천 결과에 나도 충격 받았다"

입력
2008.04.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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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11일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의 첫 청와대 주례회동에서 “공천 결과에 나도 충격받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미묘한 파문이 일고 있다.

이날 두 사람의 대화는 이틀 전 총선을 더듬다 자연스레 공천 얘기로 넘어갔다. 강 대표가 “영남지역에서 물갈이가 이렇게 많이 될 줄 몰랐다”며 “박희태 김무성 의원이 공천을 못 받을 것으로는 생각지도 못했다”고 운을 뗐다. 강 대표는 이어 박근혜 전 대표의 “속았다”는 발언을 인용해 “누구는 속았다고 했는데, 저는 공천 결과가 충격적이었다”고 말을 이어갔다. 공심위의 자율성을 강조한 말이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이 “나도 공천 결과가 충격적이었다”고 했다. 일부 언론은 이 대통령이 “나도 속았다”고 말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으나 강 대표는 “와전된 것”이라고 부인했다.

그렇다면 이 대통령은 무엇 때문에 ‘충격적이었다’고 한 걸까. 이 대통령도 공천에 대해 아무런 정보가 없었던 것일까.

이 대통령이 말한 충격은 대선 당시 선대위원장을 지낸 박희태 의원의 낙천 때문이라고 한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박 의원과 공천을 다투던 경쟁자가 공천 직전 산림청장으로 발령나는 등 박 의원의 공천은 기정사실로 보였다.

이 얘기대로라면 당시 공심위는 이 대통령의 의중과도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칼질’을 한 게 된다. 대통령도 모르게 대통령 측근을 낙천 시켰다는 얘기다. 그래서 당 안팎에서는“이방호 당시 사무총장 등이 대통령의 뜻을 내세우며 공천을 농단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한 관계자는 “이 전 사무총장이 공천의 얼개는 대통령에게 보고했겠지만 세부적인 지침을 받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러다 보니 대통령도 모르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물론 이 대통령의 충격 발언이 공천 불개입을 강조하기 위한 계산된 용어일 수도 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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