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갈비 등을 포함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 확대를 둘러싸고 한ㆍ미 정부 당국의 협상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한ㆍ미정상회담 일정이 다가오면서 양측이 이번 협상에서 합의를 도출하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으나 협상 닷새를 넘기도록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17일 우리측 대표인 민동석 농림수산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은 "양측이 수입위생조건 운영 등 기술적 부분에서는 논의를 상당히 진전시켰지만 핵심 쟁점들에서는 입장을 접근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측은 이날 각각 새로운 절충안을 들고 협상테이블에 앉았으나 기존 입장과 큰 차이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남아있는 사안들이 양측 모두 양보하기 어려운 핵심 쟁점이지만 협상 자체는 80% 가량 진행되는 등 막바지 조율을 거치고 있다.
미국 측은 협상 첫날부터 '국제수역사무국(OIE)의 권고대로 연령과 부위 제한 없이 쇠고기를 수입하라'고 우리측 협상팀을 압박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협상팀은 수입 범위를 LA갈비처럼 뼈가 붙어있는 고기까지 넓히되, 광우병 우려가 있는 특정위험물질(SRM)은 물론 SRM이 섞여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내장 등은 수입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우리 측은 또 미 측의 요구대로 '30개월 미만'이라는 현행 연령 제한 기준을 풀기 위해서는 미국이 동물성 사료 사용 금지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이에 대해 미국 측은 동물성 사료 금지 조치는 막대한 재원이 들기 때문에 자국 축산업계의 반발이 심하다며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이 같은 쟁점에도 불구하고 양국이 접점을 찾을 경우, 미국산 쇠고기 수입 폭은 현행 '30개월 미만의, 뼈를 제거한 살코기'에서 '연령에 상관 없이 살코기와, 뼈가 붙은 갈비'로 넓어질 가능성이 높다.
OIE의 '육상동물위생규약'에 따르면, 미국과 같은 광우병위험통제국에서 생산된 쇠고기의 경우 원칙적으로 SRM을 제외하면 연령과 부위에 교역 제한을 두지 않도록 돼 있다.
SRM은 뇌, 눈, 척수, 두개골, 등골뼈, 편도, 소장 끝부분 등 7개 부위. 특히 30개월 미만 도축소의 경우에는 SRM 중에서 편도와 소장은 반드시 제거해야 하지만, 나머지 부위는 상관 없다.
우리 협상단은 미국측으로부터 동물성 사료 금지 조치 등의 약속을 받아내는 선에서 연령 제한을 풀어주고, 그 대신 광우병 위험에서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SRM은 물론 내장 등 부산물도 금수품목에 포함시키는 데 협상력을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이 기회에 삼계탕과 한우의 미국 수출 길도 열려 하고 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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