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들도 ‘세일즈 외교’에 한창이다. 미국을 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을 수행하고 있는 은행 CEO들은 뉴욕 월스트리트 등에서 적극적 민간 금융외교에 나서고 있는 전해지고 있다.
해외순방 수행단에 포함된 은행CEO들은 강정원 국민은행장,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 박해춘 우리은행장,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 하영구 한국시티은행장 등 모두 5명.
공교롭게도 대통령 수행 은행장들은 한결같이 시장에서 배출한 시장 친화적인 인물들이다. 속칭 ‘모피아’로 분류돼 요즘 물갈이 압박을 받고 있는 관료출신 은행장들은 모두 배제됐다. 수행단 선정부터 시장에 밝은 민간출신을 우대하는 ‘MB코드’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들은 16일(현지시각) 이 대통령이 뉴욕에서 주최한 미국 금융ㆍ경제인 오찬 간담회 자리에 동석, 세계적인 금융 거물들과 조우했다. 최근 유동성 위기로 몰락한 베어스턴스 인수를 주도한 제임스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존 테인 메릴린치 최고경영자 등 월가 투자은행과 사모펀드 최고경영자 25명이 대거 참석했다.
월가 거물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현지에서는 최근 신용위기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금융사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은행장들은 이번 해외순방을 앞두고 매우 꼼꼼하게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장과 현장’을 경영철학으로 삼고 있는 박해춘 우리은행장의 경우 미국현지법인의 지점망을 2010년까지 30개로 늘릴 계획인데, 이번 방미를 통해 현지시장 점검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번 방미를 단순한 ‘의전적 수행’에 머물지 않고,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로 소용돌이치는 세계 금융시장을 현장 점검함으로써 체계적 대응책을 모색하고 실질적 영업력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로 삼는다는 것이 박 행장의 생각이다. 그는 “은행 하나만 인수해도 수십개 지점이 따라온다”며 “외환위기 때와는 반대로 지금이 한국 자본으로 미국 은행을 살 수 있는 기회”라고 공격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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