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기자의 눈] 강만수 장관의 '위험한 인식'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기자의 눈] 강만수 장관의 '위험한 인식'

입력
2008.04.21 08:55
0 0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의 발언은 여전히 매우 아슬아슬했다. 15일 정례 브리핑과 16일 조찬 세미나 자리였다. 정작 강 장관은 지금까지의 숱한 설화(舌禍)를 “하지 않은 얘기조차 사설로까지 쓰는 언론 탓”에 돌렸지만, 문제의 본질은 강 장관의 위험한 인식 그 자체에 있는 것 같다.

첫째, 물가 인식. 강 장관은 경기 부양 부작용 지적에 대해, “서민들이 직장을 잃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용돈이 줄어드는 것이 나은지 선택의 문제”라고 했다. 물가 부담에도 경기 부양을 하겠다는 것인데, 마치 물가 급등에 시름하는 서민을 상대로 협박을 하는 것 같다. “직장 그만 둘래, 아니면 생활비 좀 줄일래!”

둘째, 감세 인식. “세금을 많이 내는 사람들이 감세 혜택을 받는 건 당연하다”고 했다. 감세를 하면 고소득층, 대기업만 혜택을 입는다는 지적에 대한 반론이다. 경기 부양을 위해 어떤 식으로든 세금을 줄여야 한다면 맞는 말이다. 하지만 조세정책의 소득재분배 기능을 상당 부분 포기할 수도 있다는 얘기로도 들린다. 적어도 지금보다는 없는 사람들에게 나눠줄 ‘파이’가 줄어드는 것이 확실하다.

셋째. 환율 인식. 강 장관은 “(환율 발언과 정책에 대해) 언론이 많이 비판했지만 소신에 변함이 없다. (원ㆍ달러) 환율이 1,000원 전후로 올라가면서 계속 악화되던 여행수지 추세를 바꿔 놓았다”고 말했다. 바꿔 말하면, ‘거 봐라! 환율이 오르니까 해외 여행을 덜 나가지 않느냐’는 것이다. 언제까지 고환율로 해외 여행과 연수를 막겠다는 건지 궁금할 따름이다. 심지어 환 헷징(위험 회피)을 한 은행들을 환율 하락 주범으로 꼽으며 ‘사기꾼’이라는 막말까지 썼다.

장관의 소신은 필요하다. 그렇다고, 앞 뒤 재지 않는 일방 통행은 곤란하다. 더구나 그 방향이 낭떠러지일 수 있다는 경고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경제부 이영태기자 ytlee@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