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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열병 치료제 개발 50년] (3) 희망을 얘기하는 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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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열병 치료제 개발 50년] (3) 희망을 얘기하는 환자들

입력
2008.04.21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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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항진증(정신분열병) 환자들은 병을 완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복귀할 수 있다. 획기적인 약물 발전과 함께 환자ㆍ가족 중심으로 치료환경이 바뀌면서 그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사회의 재활치료 노력도 더해져 그 결실을 맺고 있다.

■ 부작용 적은 약 속속 출현

병을 인정하지 않아 약 먹기를 거부하는 환자, 약을 챙겨줄 보호자가 없는 환자, 알약을 삼킬 수 없는 환자…. 도파민항진증 환자들은 이런 경우 속수무책이었다. 병이 반복적으로 재발하면서 뇌 기능이 점점 떨어지고 정상적인 사회 복귀가 더욱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도파민항진증은 특히 다른 질환보다 환자가 초기에 병을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크다. 그래서 환자가 치료받도록 설득하는 시간이 다른 질환보다 길어 상태가 악화할 가능성도 크다. 서울대병원 정신과 김용식 교수는 “환자의 자발적인 입원율이 7~9%밖에 되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최근 ‘친절해진’ 약이 속속 등장하면서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물이나 음료에 타서 먹을 수 있는 약 뿐 아니라 압 안에 넣으면 저절로 녹는 약, 주사 한 대만 맞으면 2주에서 한 달 동안 먹을 필요가 없는 약까지 나왔다.

이런 약은 도파민항진증 치료제에 대한 거부감을 해소할 수 있다. 게다가 환자를 잠들게 하거나 정신을 멍하게 만드는 등의 부작용도 크게 줄었다. 이런 약 덕택에 환자들은 이전보다 적극적인 치료의지를 보이고 있다.

■ 재활 프로그램도 다양해져

올해 초 정신보건법(1995년 12월 제정) 개정으로 병원 수익이 늘면서 환자들이 마치 학원에 다니는 것처럼 주간에 재활교육을 받는 ‘낮 병원’이 많이 생겼다. 환자들은 낮 병원에서 물건 사는 법, 버스 타는 법부터 놀이와 음악 치료, 사이코 드라마 치료 등을 받고 있다.

낮 병원조차 가지 못하면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마련된 정신보건센터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의 재활훈련을 받을 수 있다. 전체 234개 시ㆍ군ㆍ구 가운데 188개 시ㆍ군ㆍ구에서 만성중증정신질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주간재활프로그램이 운영중이다.

주간재활프로그램은 정신보건센터 169개소, 사회복귀시설 90개소, 낮병원 77개소에서 제공되며 이용 환자는 8,685명으로 인구 10만명 당 18명에 이른다.

서울 영등포구 정신보건센터의 경우 ‘피스 인 마인드’(Peace in mind) 프로그램을 통해 뮤지컬‘난타’를 관람하고, 경복궁 국립중앙박물관 용산가족공원 등을 찾아 정신건강 회복을 돕는다.

대구시 수성구 정신보건센터는 2003, 2004년 바자회로 마련한 자금으로 제빵기계를 구입해 제빵기술 교육을 실시, 2006년부터는 환자가 주축이 된 ‘행복한 빵 공장’을 만들어 직업재활에 나서고 있다.

이들이 만든 빵은 지난해 대구 먹거리 축제인 ‘들안길 맛축제’에서 호평을 받았다. 행복한 빵공장 사장을 맡은 김은경 대구 대동병원 과장은 “우수한 품질의 빵도 홍보하고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도 줄일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환자들은 주변 빵가게들로부터 취업 제의를 받기에 이르렀다.

세브란스병원 정신과 민성길 교수는 “지역사회의 재활 노력을 통해 도파민항진증 환자들도 은둔자가 아니라 여느 일반인처럼 가정도 꾸리고 직업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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