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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구영언 편찬자 김천택 아닌 홍만종/ 김영호 교수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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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구영언 편찬자 김천택 아닌 홍만종/ 김영호 교수 주장…

입력
2008.04.21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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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동가요> <가곡원류> 와 함께 조선후기 3대 가집(歌集)의 하나로 꼽히는 <청구영언> 의 편찬자가 숙종~영조조의 가인인 김천택이 아니라 문학평론집 <순오지> 의 저자이자 시화모음집인 <시화총림> 의 편집자 홍만종(1645~1725) 임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자료가 발굴됐다.

김영호(50) 영산대 중국학과 교수는 최근 발간된 성균관대 대동문화연구원의 학술지 '대동문화연구'61집에 기고한 '현묵자 홍만종의 <청구영언> 편찬에 관하여'란 제하의 논문에서 홍만종이 직접 작성한 '청구영언서(靑丘永言序)' 와 <청구영언> 의 후편 격인 '이원신보서(梨園新譜序)'를 공개했다. 그러나 본문은 발견되지 않았다.

김 교수가 공개한 '청구영언서'와 '이원신보서'는 홍만종의 문집인 '부부고'의 친필 필사본 11책(18.2×12.9㎝)에서 발견됐다. 김 교수는 '청구영언서'가 진본 <청구영언> 의 서문임을 주장하는 근거로 김천택의 것과 달리 '영언(永言)'에 대해 명확한 정의가 내려진 점을 들었다.

이 서문에서 홍만종은 "입에서 나온 것이 소리가 되고, 그 소리를 조절하는 것이 말이 되고, 그 말을 길게 하는 것이 노래가 되니, 노래는 마음의 근심걱정을 쏟아내고 의향을 형용하는 것이다"라는 식으로 정의하고 있다.

김 교수는 또 김천택본 청구영언에 수록된 시 작품의 평어(評語)가 <순오지> 의 평어와 똑같거나 약간의 수정만 가했다는 점에서 "청구영언은 홍만종에 의해 편찬됐으며, 이를 김천택이 전면적인 수용 또는 표절했다는 사실을 명확히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함께 발견된 '이원신보서'를 분석한 결과 이 가집은 유교사상에 입각한 작품위주로 편찬된 <청구영언> 과 달리 신변잡사나 남녀의 일에 관한 작품을 모은 것으로 <청구영언> 의 후속편에 해당한다고 김 교수는 덧붙였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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