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몬트리올 심포니의 음악감독 켄트 나가노(57)는 17일 기자회견에서 “한국 작곡가 진은숙에게 죄책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유를 묻자 “일을 너무 많이 시켜서”라며 웃었다.
그는 진은숙의 성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지휘자다. 도이체 베를린 심포니 음악감독 시절 위촉한 바이올린 협주곡은 진은숙에게 작곡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그라베마이어상을 안겨줬고, 진은숙의 첫 오페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역시 그의 지휘봉 아래 초연됐다. 이상한>
지난달에는 진은숙의 관현악곡 <로카나> 를 몬트리올 심포니와 초연했다. 진은숙이 평소 “나가노와의 만남은 가장 큰 행운”이라고 말하는 것도 과장이 아니다. 로카나>
나가노는 “진은숙은 이 시대 가장 특별한 감성과 재능을 지닌 작곡가”라면서 “재능있는 작곡가가 좋은 인간성까지 갖추기는 힘든 일인데, 다행스럽게도 진은숙은 인간성까지 좋다”며 미소를 지었다.
일본계 미국인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난 나가노는 프랑스 리옹오페라극장, 미국 LA오페라극장, 영국 할레오케스트라 등 세계 유수의 오페라 극장과 오케스트라를 이끈 세계적 지휘자다.
현재는 캐나다의 몬트리올 심포니와 독일 바이에른 슈타츠오퍼를 동시에 책임지고 있다. 일본과 미국, 유럽의 문화를 동시에 지닌 그는 정체성을 묻는 질문에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독일어, 영어를 구사하지만 일본어는 서툴다. 대신 나는 음악이라는 세계적 언어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몬트리올 심포니의 내한은 1997년 이후 11년 만이다. 25년간 음악감독을 맡았던 프랑스 지휘자 샤를르 뒤투아의 영향으로 프랑스 색채를 잘 표현하기로 유명한 오케스트라다.
나가노는 “프랑스 레퍼토리 뿐 아니라 베토벤과 슈베르트, 바흐 등을 두루 연주하며 밸런스를 맞추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몬트리올이 속한 퀘벡주가 유럽과 역사적으로 깊은 연관성이 있기에 유럽의 고전 음악 연주가 자연스럽다”고 소개했다.
나가노가 지휘하는 몬트리올 심포니는 18, 19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 과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알프스 교향곡> , 라벨의 <볼레로> , 드뷔시의 <라 메르> 등을 연주한다. “인간의 본성적인 열정과 감성을 나타내는 작품들”이라는 게 나가노의 설명이다. 라> 볼레로> 알프스> 환상교향곡>
19일에는 신예 바이올리니스트 최예은이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3번을 협연한다.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안네 소피 무터 재단의 후원을 받고 있는 최예은은 “무터 선생님은 음악에 대한 마음가짐 뿐 아니라 드레스 디자인까지 조언해주는 멘토”라면서 “몬트리올 심포니는 몬트리올 콩쿠르 2위 입상 때 협연한 적이 있어 오랜 친구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공연문의 (02) 6303-1919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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