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 라디오 방송사가 실제 사형 집행 때 녹음된 음원을 입수해 이를 방송으로 내보낼 계획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요미우리(讀賣)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라디오 방송 ‘분카호소(文化放送)’는 실제 사형 집행 때 녹음된 음원을 포함해 일본의 사형제도 실태를 보여주는 ‘사형집행’이라는 55분짜리 프로그램을 제작해 5월 6일 방송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에 삽입될 사형집행 현장 음원은 1955년 오사카(大阪)구치소가 직원 교육과 사형수 처우 개선을 위해 만든 것이다. 사형수에게 사형집행을 전하는 교도관의 목소리, 독경 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교도관과 사형수의 최후 대화 등이 담겨 있다.
방송사측은 “유족의 허락을 얻었고 사형수의 이름은 밝히지 않는다”며 “사형집행을 맡았던 전 교도관과 검찰 관계자를 취재해 사형집행의 실태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갖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사형제도 폐지운동을 하는 기쿠다 고이치(菊田幸一) 메이지(明治)대 명예교수는 “구치소가 녹음한 것이라면 객관적이라고 할 수 없어 사형의 실태와 동떨어진 것일 수 있는 데다 사형수에게 감추고 녹음한 내용을 방송하는 것에는 찬성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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