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攻守 뒤바뀐 여야 '과거는 묻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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攻守 뒤바뀐 여야 '과거는 묻지마세요'?

입력
2008.04.21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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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과 총선을 통해 여야와 원내1당이 명실상부하게 뒤바뀌면서 국회 안팎의 풍경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여야가 바뀌었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케 하는 장면이 심심치 않게 연출되는 것이다.

18대 국회가 개원하면 이런 현상은 더욱 분명해질 수밖에 없다. 이 와중에 서로가 과거는 불문하고 현재의 입장만 강조해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합민주당과 한나라당은 15, 16일 연이어 4월 임시국회 개최 여부 협상을 하면서 뒤바뀐 여야 입장을 여실히 보여 줬다. 야당인 통합민주당은 4월 국회의 구체적 의사일정 협상 과정에서 정당 대표연설과 대정부질문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여당인 한나라당은 “민생안건을 처리하는 게 1차 목적이다. 대정부질문은 출석률 등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취했다. 야당으로선 대정부질문을 통해 정부와 여당의 잘못 등을 공격하고 싶은 심정이고, 여당으로선 어떻게든 이런 기회를 차단하고 싶은 속내다.

지난해 9월 17대 마지막 정기국회 의사일정 협상 과정에서 야당이던 한나라당이 “이명박 후보 뒷조사와 관련해 국세청과 국가정보원에 대해 국정조사를 실시하자”고 주장했으나 여당인 민주당이 “민생국회를 해야 한다”고 반대했던 상황 등과 비교하면 상전벽해다.

여야는 이미 여러 차례 10년 만에 공격수와 수비수의 입장이 뒤바뀐 풍속도를 보여 줬다. 특히 양쪽 모두 여야 입장이 뒤바뀌기 전 행태를 생각치 않고 지금의 위치만 생각하는 이기적 모습을 보이는 사례가 잦다.

우선 논문 표절 등 이명박 정부 초대 내각의 각종 의혹이 불거졌을 때 한나라당은 수비수 입장에서 일부 의혹에 대해서 민주당을 향해 ‘발목잡기’라고 일축했다.

한나라당이 야당 시절이던 지난 10년 간 인사 검증을 통해 낙마시킨 장관 후보자들의 사례를 감안하면 ‘철면피성’ 태도다. 반면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도 여당 시절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의 논문표절 논란 때 한나라당의 공세에 대해 ‘국정을 흔들려는 정치공세’라고 일축한 전력이 있다.

최근 민주당이 새 정부의 재외공관 인사 등을 예로 들며 “이명박 정권의 낙하산 인사가 점입가경이다. 거의 공습 수준이다”라고 공세를 펴는 것도 뒤바뀐 여야 상황을 보여주는 전형이다.

참여정부 초기에도 공기업이나 정부 산하 단체에는 낙하산 인사가 많았고,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코드인사, 낙하산 인사가 횡행한다”고 지속 공세를 했었다. 서로 피장파장인 셈이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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