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이명박 정부의 실용주의 행보는 외국 순방에도 어김없이 적용됐다. 청와대 비서관과 행정관 등 수행진을 전 정권에 비해 대폭 줄이는 대신, 현지 대사관과 영사관 직원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실리를 꾀했다.
비용을 적잖이 절약하게 된 것은 당연하지만 동행한 비서진과 현지 대사관 직원들은 순방기간 내내 현 정부의 트레이드 마크인 ‘얼리 버드(Early Birdㆍ일찍 일어나는 새)’가 돼야 하기 때문이다.
참여정부 때는 대통령 내외를 직접 보좌하는 30여명의 비서진 외에 보도지원팀으로도 대변인과 비서관 3, 4명, 행정관 10여명이 동행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대통령 보좌진도 20여명으로 줄었고, 보도 분야는 비서관 2명과 행정관 3명이 전부다. 그러다 보니 모자라는 부분은 전부 현지 대사관 몫이다.
뉴욕 총영사관 관계자는 “전 정권 때는 1인당 1업무란 취지로 역할이 배당됐는데 이번에는 1인당 2, 3가지 업무는 기본으로 관장하고 있다”면서 “한 직원은 ‘이걸 어떻게 혼자 다 하냐’고 과중한 업무에 따른 볼멘 소리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주차관리에서 식사 문제, 간식제공 등 시시콜콜한 것까지 대사관 직원들이 떠맡다 보니 순방 첫날인 15일(현지 시간)에는 새벽 2시부터 업무에 들어가 자정까지 꼬박 정신없이 매달렸다”며 “얼리 버드가 된 기분”이라고도 했다.
수행 비서진들은 더욱 분주하다. 배용수 춘추관장이 동행한 80여명의 기자들의 취재 업무를 지원하고, 대통령이 참석하는 하루 10여가지의 행사에 박정하 행정관과 채성령 행정관 등 달랑 둘이서 쫓아다니면서 현지와 국내 보도진에게 연락을 수시로 취하고 있다. 이들의 휴대폰은 국내ㆍ외 보도진의 문의로 쉴 새 없이 울리고 있다. 당연히 개인일정 등은 아예 상상할 수도 없어 이전 정권과는 확연히 다른 양상이다.
이 대통령이 ‘국민을 섬기는 머슴론’과 얼리 버드식 행보를 강조하다 보니 비서진의 해외순방은 더욱 고달프다. 그래서 “다음 순방 때는 다른 사람들로 교체해 줬으면 좋겠다”는 푸념도 나온다.
뉴욕=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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