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파의 물량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일종의 생존전략이던 케이블TV의 ‘섹스코드’. 방송통신위원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포르노그라피에 준하는 수위를 넘나들어야 했던 케이블TV의 심정을 모를 바 아니지만 청소년에게 특별한 잠금 장치를 가동할 길이 없는 시청자 입장에선 불만이 많았던 게 사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 같은 ‘불편한 트렌드’를 대신하는 프로그램들이 케이블TV에 속속 등장해 눈길을 끈다. 공중파가 손대지 않은, 아이디어가 튀는 틈새 프로그램들이 그것이다.
영화채널 OCN은 <라이터를 켜라> 의 장항준 감독과 <최강로맨스> 의 김정우 감독이 각각 제작한 영화 4편을 방송과 영화관에서 공개하면 이들이 끌어 모은 관객수와 시청률을 비교해 승자를 가려내는 무비 배틀 프로젝트 <장감독 vs 김감독> 을 17일부터 시작한다. 1라운드인 17일의 상영은 롯데시네마 등 전국 20여개 영화관에서 이뤄진다. 장감독> 최강로맨스> 라이터를>
2라운드는 25일 오후 11시 브라운관에서 벌어진다. TV와 스크린이라는 별개의 공간을 오가는 프로그램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장 감독은 “몇 년 전 사석에서 이야기를 나눴던 무비배틀이 실현돼 매우 흥분되고 설렌다”며 “자존심을 걸고 최선을 다해 만든 작품들로 겨룬다”고 말했다.
시청자가 직접 만든 동영상을 방송에 나와 판매하는 스토리온의 <생방송 돈을 향해 쏴라> (매주 목, 금요일 오전 10시)도 공중파의 시도가 전무했던 ‘니치 프로그램’이다. 생방송>
독특한 스토리가 담긴 UCC를 만든 시청자는 방송에 출연해 감정단으로부터 가격을 평가 받고, 만일 자신이 예측한 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감정단이 제시하면 그 차이만큼의 돈을 상금으로 받아가게 된다. 마치 홈쇼핑 프로그램을 보듯 판매종료 시간을 알리는 시계가 깜빡이는 등 눈길을 잡는 장치들이 마련되어 있다.
14일 첫 방송되는 tvN의 <커밍아웃> 은 실제 동성애자들이 출연해 자신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마지막엔 카메라 앞에서 대중을 상대로 커밍아웃을 한다는 점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별난 프로그램이다. 커밍아웃>
자칫 동성애자의 모습을 선정적으로 비춰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제작진은 “휴머니티를 우선하고 동성애자의 인권을 중시하는 차원에서 선정성 논란이 일지 않게 하겠다”고 말한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