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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우주에 서다/ 이소연씨 9박10일간 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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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우주에 서다/ 이소연씨 9박10일간 뭘하나

입력
2008.04.16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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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연씨는 국제우주정거장(ISS) 즈베즈다 모듈에서 9박10일간 머문다. 하루 3번의 식사와 취침시간을 제외하고는 18가지 과학실험과 우주만찬, 우주강연 등 바쁜 일과를 보낸다. 분초를 쪼개 써야 할 정도로 눈코 뜰 새 없는 일정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1년의 준비 과정 동안 반복 훈련을 했던 이유도 각종 실험과 임무를 빈틈없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주인은 크게 네 부류로 나뉜다. 우주선을 조정하는 우주비행사와 시스템 전문가인 임무 전문가, 상업적 관광객, 그리고 실험 전문가이다. 이씨는 우주실험 전문가 그룹에 속한다. 지금까지 우주인을 배출한 나라가 35개나 되지만, 우주실험을 한 나라는 10개 국가에 불과하다.

정부 관계자는 “우주인 배출은 늦은 감이 있지만, 첫 우주인이 우주실험을 한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실험 전문가인 이씨를 우주에 보냄으로써 우주실험을 한 11번째 나라가 된다. 이제 즈베즈다 모듈로 들어가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씨의 우주생활을 들여다보자.

● 모든 것이 지구와 달라요(일상생활)

2000년 7월 우주에 건설된 즈베즈다는 러시아어로 ‘별’을 뜻한다. 길이 13.1m, 최대지름 4.3m 규모의 원통형이지만, 도킹시설을 빼면 실제 길이는 7.7m이다. 이씨가 먹고 잠자고 실험하는 장소인데, 크게 생활공간과 우주작업공간으로 나뉜다.

이씨가 먹고 자는 생활공간에는 식탁과 침대, 런닝머신 등이 마련돼 있다. 1년 동안 열심히 체력을 단련했을 텐데, 왜 운동기구가 필요한 것일까? 무중력의 우주에서는 뼈 속의 칼슘이 빠르게 빠져나가고, 근육 속 단백질도 지구보다 금방 없어지기 때문에 운동은 필수다. 다만, 이 러닝머신은 진동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됐다. 우주에서의 진동은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잠을 자는 침대도 마찬가지. 혹시 수면 도중 뒤척이다가는 예기치 못한 위급 상황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몸을 묶어서 침대에 고정시켜야 한다. 침대는 벽에 세워져 있어 서서 자는 셈이지만, 무중력 상태라 누워서 자나 서서 자나 똑같다. 음식은 모두 진공상태로, 물을 넣어 불려서 먹는다.

입맛이 떨어질 수 있어 조금 자극적으로 조리됐다.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다소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발판에 발과 허벅지를 끈으로 고정한 뒤 볼 일을 봐야 한다. 서서 일을 보는 셈이다. 배설물은 100% 흡입된다.

● 매일 5분 초파리 관찰(우주실험)

이씨는 기초과학실험 13개와 교육실험 5개를 하게 된다. 첫 번째 초파리 실험은 우주공간에서의 노화와 중력 반응을 연구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실험에 사용될 초파리 1,000마리는 가로 2㎝, 세로 10㎝, 높이 5㎝의 상자에 담겨있다. 이씨는 매일 5분마다 초파리를 관찰, 중력과 유전인자가 세포의 노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피게 된다. 초파리가 실험대상이 된 이유는 초파리에게 1주일은 인간의 30년 세월과 맞먹기 때문이다.

이씨는 또 중력이 없는 우주에서 우주저울을 통해 질량을 측정하고, 세포를 배양하는 실험도 수행한다. 무중력 상태에서 얼굴 변화를 알기 위해 매일 6장의 ‘셀카’를 찍는 흥미로운 실험도 한다. 우주에서는 물렁뼈 등이 늘어나 키가 2~3㎝ 가량 커지기 때문에 얼굴 모습에도 미세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5개의 교육실험은 무중력 상태에서 식물의 발아 관찰, 지구와 다른 물의 표면장력, 뉴튼의 법칙 등이다. 초ㆍ중학생들이 지구에서 이씨와 똑같이 씨앗을 심고 관찰하는 실험을 할 경우, 환경이 다른 우주를 직접 체험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송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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