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돈나와 머라이어 캐리가 최근 나란히 팝계에 길이 남을 역사적인 이정표를 세웠다. 머라이어 캐리가 새 앨범 발표를 앞두고 내놓은 싱글 ‘터치 마이 보디’가 4월 첫 주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기록, 머라이어 캐리의 18번째 싱글 차트 1위곡이 됐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기록을 뛰어넘는 것으로, 머라이어 캐리는 두 곡을 더 1위에 올리면 빌보드 차트 1위 최다 싱글곡 보유부문 공동 선두(기존 1위는 비틀스)에 오르게 된다. 새 앨범 <하드 캔디> 의 발매를 앞둔 마돈나 역시 첫 싱글 ‘포 미니츠’를 싱글 차트 3위에 올리면서 엘비스 프레슬리를 제치고 빌보드 싱글 차트 10위 안에 가장 많은 곡을 올린 가수가 됐다. 하드>
데뷔 20여 년(마돈나는 1983년, 머라이어 캐리는 1990년 데뷔)을 보낸 두 가수가 여전히 거대한 팝 시장에서 성과를 꾸준히 올리는 모습은, 비록 프레슬리나 비틀스의 음악적 업적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괄목할 만한 일이다. 이 두 디바의 롱런 비결은 뭘까.
비틀스, 엘비스 프레슬리, 마이클 잭슨 등이 팝 역사상 가장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뮤지션들이라면, 마돈나와 머라이어 캐리는 현역으로 가장 꾸준한 사랑을 얻는 뮤지션들인 셈이다.
팝계를 뒤흔드는 히트곡으로 승부했다기 보다 시대의 흐름을 읽고 변화하는 능력이 탁월했던 게 오랜 시간 변치 않는 인기를 구가할 수 있었던 묘책으로 꼽힌다.
데뷔 당시 파격적인 섹스 어필의 댄스 음악으로 화제를 모았던 마돈나는 이후 1990년대 후반 <레이 오브 라이트> 로 일렉트로니카 뮤지션으로 변신했으며, <컨페션스 오브 댄스플로워> 에서는 디스코를, 이번 ‘포 미니츠’에서는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함께 미래적인 감각의 클럽 댄스 음악을 내놓으며 다시 한 번 시대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우리나이로 올해 50을 맞은 그녀의 거침없는 도전이 시장에 어필한 셈이다. 컨페션스> 레이>
머라이어 캐리 역시 한 때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지만 <더 이멘서페이션 오브 미미ㆍthe emancipation of mimi> 에서 최신 클럽 음악을 내세워 화려하게 부활했다. 젊은 시절 거둔 큰 성공에 안주하는 대신 자신이 음악의 주도권을 쥐고 끊임없이 새로운 뮤지션들과 작업한 결과라는 게 팝계 주변의 분석이다. 더>
이번 기록으로 이들은 명실상부한 팝계의 살아있는 전설이 됐다. 특히 두 가수의 성공은 남성 뮤지션이 중심에 있던 팝계에서 여성 뮤지션의 영향력이 얼마나 커졌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예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다. 20세기의 팝계가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마돈나와 머라이어 캐리라는 두 ‘여제’의 시대인 것이다.
강명석 객원기자 lennone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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