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일본영화는 모두 어디로 사라졌나.’
오다기리 조와 쯔마부키 사토시 등 꽃미남 배우를 앞세워 국내 극장가를 위협하던 일본영화 돌풍이 급속히 잦아들고 있다.
8일 영화진흥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영화의 한국시장 관객점유율은 1.16%로 전년(2.37%)보다 반 넘게 쪼그라들었다. 올해 들어서도 3월까지 관객 점유율은 1.3%에 그쳐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본영화의 부진은 개봉영화 편수에서도 눈에 띈다. 지난해 일본영화는 68편이 개봉, 월 평균 5.7편이 극장을 찾았으나 올해는 3월까지 고작 9편이 관객과 만났다.
일본영화는 최근 벚꽃처럼 짧지만 꽤 인상적인 전성기를 구가했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이나 <메종 드 히미코> 등 화제작들이 ‘단관 개봉 장기상영’의 수익모델을 연착륙 시키며 일본영화는 시장 저변을 확대해 나갔다. 2006년 11월엔 관객점유율이 8.63%까지 기록하며 한국과 미국영화에 이어 ‘넘버3’의 위치를 굳건히 했다. 메종> 조제,>
특히 2006년 9월 100만 관객을 모은 <일본침몰> 은 일본영화 열풍의 진원지 역할을 했다. 수입가가 약 25만 달러(약 2억4,400만원)에 불과했던 <일본침몰> 의 추정 수입은 60억원. 이후 ‘일본영화도 큰 돈이 된다’는 인식이 급속히 전파되며 일본영화는 수입업자들의 주요 사냥감으로 급부상했다. 일본침몰> 일본침몰>
편당 5,6만 달러(약 6,000만원 내외)에 불과하던 평균 수입가는 2배 가까이 뛰어오르기까지 했다. 시장의 열기를 반영하듯 지난해 개봉작 수는 전년도(42편)에 비해 26편이나 늘어났다.
일본영화가 급작스레 힘을 못쓰는 첫째 이유는 수입 작품의 폭이 좁다는 데 있다. 영화평론가 정지욱씨는 “젊은 마니아층을 대상으로 한 작품들 개봉이 많아 시장확대에 한계를 지닐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오다기리 조 등 일부 스타 파워에 기대거나 젊은 층 입맛만 맞춘 트렌디한 영화를 너무 편애했다는 지적이다.
불법 다운로드도 원인이라는 분석이 있다. 일본영화는 할리우드 영화와 달리 일본 내 개봉 한참 후 한국시장을 찾기에 불법 다운로드의 피해가 더 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본의 영화평론가 쯔찌다 마끼 서울스코프 영화팀장은 “수입작 대부분이 작품성 위주다 보니 일본영화는 따분하다는 인상을 심은 듯하다”며 “일본영화 마니아들이 일찌감치 불법 다운로드를 즐기는 점도 일본영화 부진의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라제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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