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력 대선주자 중 유일하게 ‘미군 주둔 지속’을 공약하고 있는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후보의 아들이 해병대 병장으로 10개월째 이라크의 전쟁지역에서 근무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6일 매케인 상원의원이 막내 아들인 지미 매케인(19) 병장의 이라크 파병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케인 선거운동본부가 밝힌 공식 이유는 “대선 후보 자녀들의 사생활은 보호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사실이 공개될 경우 그가 이라크 반군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커지는데다, 자칫 정치적으로 오해를 살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2년 전 해병대 사병으로 입대해 잠깐 뉴스가 됐던 지미는 힘든 훈련을 견뎌낸 후 지난해 7월 자신이 원하던 ‘진짜 전쟁’에 참전했다. 지미는 3대에 걸친 해군 명문집안의 자손답게 해군사관 고등학교에 다녔으나, 2학년 때 중퇴하고 17세에 해병대에 자원 입대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미가 가문의 특권을 누릴 수 있는 해군을 포기하고, 해병대에서 고생을 자원했다는 점에서 아버지를 빼닮았다”고 전했다. 매케인 상원의원은 베트남전에 해군전투기 조종사로 참전했다 잡혀 6년여간 포로생활을 했다. 당시 북베트남 정부는 매케인이 해군 제독의 아들인 것을 알고, 동료 포로들 보다 조기 석방을 제안했으나, 메케인이 이를 거부한 일화는 유명하다.
당시 메케인의 아버지는 아들이 억류돼 있는 지역임을 알면서도 작전 수행을 위해 그 지역에 폭격을 지시하기도 했다. 지미도 파병에 앞서 마지막으로 면회하기를 바라는 어머니의 요청을 “나만 특별대우를 받을 수 없다”며 거절했다.
동료들이 전하는 지미는 성실하며 농담을 즐기는 평범한 젊은이다. 그가 미국 유력 대선후보의 아들인 걸 아는 몇 안 되는 동료 중 하나가 “매케인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우리 부대는 비밀 경호원들과 함께 이라크지역 순찰을 다녀야 하는 걸까?”라고 농담을 건네자, 지미는 “입 다물어(Shup up)”라고 대답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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