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휴대폰이 소니에릭슨을 제쳤다. 세계시장 4위 탈환이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소니에릭슨이 1분기 판매실적을 당초 예상치보다 적은 2,200만대 수준으로 발표한 가운데, 같은 기간 LG전자의 휴대폰 판매량은 2,400만대에 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경우 LG전자는 소니에릭슨을 제치고 시장점유율 세계 4위 자리로 올라서게 된다. 4위 탈환은 2006년2분기 이후 7분기 만이다.
일본 소니와 스웨덴 에릭슨이 합작한 소니에릭슨의 부진은 어느 정도 예견된 부분이었다. 주력 시장인 유럽 경기가 위축된 데다 유로화의 강세(달러화 약세)로 가격경쟁력이 크게 약화됐기 때문이다. 소니에릭슨의 지난해 유럽 지역 판매량은 전체 매출 가운데 46%에 이를 만큼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 중저가 제품군에 대한 부품 수급 및 조달이 어려웠던 점도 소니에릭슨의 추락에 원인을 제공했다.
반면 LG전자는 승승장구했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터치스크린 시리즈인 ‘보이저’(70만대)와 ‘비너스’(50만대) 등이 북미 시장에서 총 120만대가 넘게 판매되며 성장세를 이끌었다. 또 500만 화소 카메라폰인 ‘뷰티폰’이 550유로라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유럽시장을 중심으로 100만대를 넘어서며 상승세를 부추겼다. 아울러 원ㆍ달러환율의 상승도 수출위주의 LG전자에겐 호재로 작용했다.
LG전자는 휴대폰 판매량 뿐만 아니라 수익성에서도 두 자릿수 대의 안정적인 영업이익률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CDMA) 중심에서 벗어나 유럽식(GSM) 비중을 확대해 제품군을 다양화했으며 프리미엄 제품군의 비율을 높여 질적 성장을 도모했다.
중국과 중남미,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에서도 지역 특화 전략을 기반으로 출시한 맞춤형 중저가 제품이 선전하면서 LG전자의 상승세를 도왔다.
일각에서는 지금 추세가 이어질 경우, 극심한 부진속에 매각설까지 나돌고 있는 모토로라까지 제치고 조만간 노키아, 삼성전자와 함께 세계 휴대폰 시장 ‘빅3’에 등극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4분기 휴대폰 판매실적이 4,000만대까지 급감한 모토로라의 1분기 판매량은 3,000만대 초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노근창 애널리스트도 “LG전자의 경쟁 상대인 소니에릭슨의 휴대폰 출하량이 기존 제품의 경쟁력 상실로 크게 감소하고 있다”며 “모토로라와 소니에릭슨이 부진한 사이, 프리미엄 제품군을 강화한 LG전자가 북미와 서유럽 시장에서 모두 의미 있는 성장세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LG측도 그런 욕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한 회사 관계자는 “향후 터치스크린폰을 앞세워 북미와 유럽 등에서 교체수요가 일어나는 고가폰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며 말했다.
한편 부동의 세계 1위인 노키아는 계절적 영향으로 전분기보다 다소 줄어든 1억800만대의 판매실적을 올린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4,600만대의 판매량을 유지, 모토로라와의 격차를 더 벌린 것으로 알려졌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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