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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특수수사과 인사, 누구 입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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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특수수사과 인사, 누구 입김이…

입력
2008.04.16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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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하명 사건이나 공직자 관련 비위 사건 수사를 맡아 처리하는 특수수사과 팀장급 인사가 뚜렷한 이유없이 한달 넘게 미뤄지다 휴일인 6일 단행돼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청은 6일 저녁 경찰청 특수수사과 소속 팀장(경감급) 4명에 대한 보직 인사를 했다. 다른 경감급 보직과 비교할 때 1개월이나 늦은 것이다. ‘경찰 수사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특수수사과 주요 보직이 한달 넘게 공석으로 방치된 점이나, 경찰이 일요일에 주요 보직에 대한 인사를 단행한 것 모두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이에 따라 경찰 주변에서는 지각ㆍ파격 인사의 배경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게 ‘상부 기관 개입설’. 이전에는 특수수사과 팀장 인사 정도는 경찰청 차원에서 결정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후보 검증’을 이유로 상부 기관이 간여하면서 인사가 꼬였다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고위 인사들이 ‘자기 사람’을 팀장에 임명하려다 보니 인사가 늦춰졌다는 얘기마저 나온다.

경찰청의 한 고위 간부는 “중요 사건을 다루는 자리인 만큼 인사에 신중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처럼 오래 걸린 건 드문 일”이라며 “우리도 정확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위 간부는 “정권 교체로 경찰 수뇌부가 바뀌면서 자리 싸움이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것 같다”며 “언론이 ‘지각 인사’의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았다면, 주요 보직 인사는 훨씬 더 늦게 이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청이 휴일 인사를 단행, 특수수사과 라인업이 마침내 갖춰지긴 했지만 한 달 이상 방치된 업무공백을 메우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수수사과는 특성상 대장(경정)과 과장(총경)보다는 팀장이 수사를 주도하는데, 이들이 자리를 비운 기간만큼 본격 활동시기도 늦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요즘 특수수사과 업무는 사실상 ‘올스톱’상태다. 지난해 서울 강남 유흥업주와 공무원들의 결탁 의혹을 파헤치기 위해 유명 유흥주점을 압수수색까지 했지만, 4개월이 넘도록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경찰은 공무원 수십 명에게 뇌물을 준 유흥업주는 불구속 처리하고, 이 업주에게 인사청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전 청와대 비서관 조광한씨는 미국으로 출국하도록 방조해 비난을 샀다.

특수수사과는 또 지난해 여름부터 육군 과학화훈련 사업인 마일즈(MILESㆍ다중 통합 레이저 훈련체계) 대대급 장비 독점 공급사인 R전자가 위장 거래를 통해 수십 억원을 챙긴 사실을 밝혀냈으면서도 수사를 진척시키지 못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할 일은 쌓여 있는데, 인사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손을 놓고 있었다”고 아쉬워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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