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내 휴대폰을 갖게 된다.”
쿠바에서 일반인의 휴대폰 서비스가 허용된 첫날인 14일 아바나 시내의 전화 사무소는 서비스 신청자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라울 카스트로 시대의 개혁 바람이 솔솔 불어오고 있는 풍경이다.
휴대폰 서비스는 그 동안 외국인과 고위 공직자에게만 허용됐지만, 최근 라울 국가평의회 의장의 소비제품 규제 완화 조치로 일반인도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아바나시 오비스포 스트리트의 한 사무소 앞에는 90여명이 줄을 서는 등 사무소가 문을 열기도 전에 사람이 몰려 서비스 신청에 1시간 이상이 걸렸다. 이들은 대부분 10대와 20대 초중반의 대학생으로 값비싼 선글라스와 최신 유행의 옷을 입고 있었다. 기다린 지 20분만에 전화번호를 받고 개통한 의대생 우산 아스토르가는 “모든 사람이 휴대전화를 갖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격은 일반인이 엄두를 내기 힘들 정도다. 개통 비용만 120달러인데 쿠바 노동자의 6개월치 월급이다. 카메라 기능이 내장된 휴대폰 기기는 값이 280달러 정도며 미국 통화 송수신료는 분당 2.7달러다. 아스트로가는 “요금이 비싸 ‘안녕, 나야, 너 어디야?’ 정도만 통화하고 끊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형 피델보다는 카리스마가 부족할 지 몰라도 라울 의장은 최근 DVD 플레이어, 비디오 등 소비제품 판매 허용 조치로 인기가 솟고 있다. 한 쿠바인은 “작지만 긍정적인 변화로 쿠바인들을 들뜨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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