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 수준이던 세계 휴대폰시장 점유율을 올해 10%까지 끌어올리겠다.”
4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북미이동통신전시회(CTIA)에서 만난 안승권 LG전자 MC사업본부장(부사장ㆍ사진)은 “올해 LG전자의 휴대폰 부문 매출 규모는 전년 대비 10% 이상 올라갈 것”이라며 “시장을 세분화해 시장별 고객의 요구를 제품에 최대한 반영하는 인사이트 전략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8,050만대의 휴대폰을 팔아 매출 10조4,759억원, 영업이익 8,889억원을 기록했다.
LG전자 인사이트 전략의 중심에는 손가락으로 화면을 건드려 작동하는 터치폰이 있다. 안 부사장은 “터치폰이 3,4년 내 세계 휴대폰시장의 50%를 점할 것”이라며 “올해 LG전자의 고유 색깔을 지닌 터치폰을 내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현재 화면을 보지 않고 전화를 걸 수 있는 터치폰을 준비하고 있다. 안 부사장은 “터치폰은 화면을 보지 않으면 조작이 어렵다”며 “사용이 간편한 터치폰의 장점과 화면을 봐야 하는 문제 등 단점을 보완한 전략폰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획기적인 디자인과 화면 구성(UI)으로 경쟁사의 터치폰과 차별화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또 인터넷 홈페이지 화면을 그대로 볼 수 있는 풀브라우징 지원 기능을 갖춘 고가의 스마트폰 등 컴퓨터급 성능의 휴대폰 개발을 위해 생산시설과 관련 조직을 대폭 강화했다. 앞으로 휴대폰이 음성 및 인터넷을 위한 기본도구가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문제는 날로 격화되는 시장 경쟁이다. 다행히 모토로라의 휴대폰사업 분사로 미주시장은 공략해 볼 만 하지만, 신흥시장은 저가폰의 가격 경쟁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안 부사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수출 전략을 펼 것”이라며 “다행히 미주시장을 겨냥한 ‘보이저폰’이 100만대 이상 팔렸고 ‘뷰’ ‘샤인폰’ 등이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신흥시장에 대해 “경쟁이 심할수록 제품 인지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며 “낮은 가격이라도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제품을 신흥시장에 내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시장 전망은 어떨까. 안 부사장은 “보조금 규제가 사라졌기 때문에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이동통신업체들이 경쟁적으로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에 나선 만큼 3세대용 휴대폰 수요가 늘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노키아, 애플 등 국내 시장 진출을 노리는 해외 기업들의 움직임이 변수다. 이에 대해 안 부사장은 “외국 업체의 국내 진출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 “국내가 아닌 세계 시장 위주로 보기 때문에 국내에서 내주는 만큼 해외에서 벌면 된다”고 자신했다.
라스베이거스=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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