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TV의 간판 ‘방송원(아나운서)’ 리춘히(65ㆍ여)씨는 북핵 문제, 남북 관계, 북미 협상 등 중대현안에 대해 정부나 외무성 성명을 발표할 때마다 나온다. 공격적이고 웅변조 보도로 남한에도 얼굴이 널리 알려진 리씨는 조선중앙TV의 8시 뉴스를 진행하는 메인 앵커를 맡고 있으며 ‘인민방송원’ ‘노력영웅’의 칭호에다 고급 승용차까지 제공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월간화보 ‘조선’ 4월호는 ‘TV 방송원 리춘히’를 소개하는 면에서 “수도 평양의 아름다운 곳에 자리잡고 있는 그의 가정에는 남편과 두 아들 그리고 며느리, 손녀가 살고 있다”며 “현대적 살림집도, 고습 승용차도 다 나라에서 선물했다”고 전했다.
화보에 따르면 그는 일제 강점기인 1943년 강원 통천 바닷가 마을에서 노동자의 딸로 태어나 고교에 해당하는 ‘조군실고급학교’와 평양연극영화대 배우과를 졸업한 뒤 국립연극단에서 배우생활을 하다가 1971년 2월부터 지금까지 38년째 방송 일을 하고 있다.
그는 방송원으로 마이크를 잡은 첫해 5월 당시 김일성 주석을 만났을 때 “일을 잘 하라”고 직접 격려해 준 김 주석의 말을 “심장깊이 간직하고 화술형상(표현)을 익히기 위해 피타는(피나는) 노력을 바쳤다”고 화보는 전했다. 그 결과 “박력 있고 호소성이 강한 쇠소리 나는 목청으로 시청자들을 강성대국 건설에로 힘있게 고무 추동하는” 방송원이 됐으며, “성명, 담화를 발표할 때면 적들의 간담이 서늘해지게 맵짜게(옹골차게) 답새겨되는(공격하는) 만능의 화술적 재능을 소유한 뛰어난 방송원으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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