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KCC와 서울 삼성의 2007~08시즌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차전이 열린 6일 전주실내체육관. 이날 오전 마지막 연습을 하던 삼성의 이원수(25)가 슈팅을 하고 착지하는 과정에서 동료 선수의 발을 밟고 발목을 접질렸다. 결국 이원수는 병원으로 곧바로 후송됐고, 이날 1차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주전 강혁(32)과 이규섭(31)이 나란히 부상 후유증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이원수의 공백은 치명타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안준호 삼성 감독의 표정은 의외로 여유로웠다. 안 감독은 경기에 앞서 “높이 위주의 농구를 하는 KCC를 상대로 이원수의 공백은 타격이 크지 않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삼성의 시작은 좋지 않았다. 골밑을 전담하다시피 하는 센터 테렌스 레더가 1쿼터 5분53초 만에 파울 3개를 범한 것. 그러나 이는 삼성에게 전화위복이 됐다. 삼성은 파울 3개를 범한 레더를 2,3쿼터 내내 빼고 철저히 속공을 위주로 하는 스피드 농구를 펼쳤다. 이 때부터 상대편 공격이 실패한 뒤 리바운드를 잡으면 무조건 3명의 가드가 상대 진영을 향해 내달리는 삼성 ‘런앤건’ 농구의 진수가 펼쳐졌다.
올시즌 개막 전 KCC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이상민(17점)은 2쿼터부터 출전해 삼성의 스피드농구를 진두지휘하며 완승을 이끌었다. 이상민은 2쿼터 시작과 함께 3점슛과 자유투, 속공을 묶어 연속 7득점하는 한편 빅터 토마스(33점 7리바운드)에게 그림 같은 어시스트를 연달아 연결하며 친정에 비수를 꽂았다.
KCC는 단조로운 골밑 공격과 외곽슛에만 의존하는 플레이로 일관하면서 완패를 당했다. KCC 서장훈은 3쿼터 종료와 함께 심판 판정에 격렬히 항의하다 테크니컬파울 2개를 연달아 받고 퇴장당하는 불명예까지 당했다. 서장훈은 이날 2득점으로 부진했다.
삼성은 적지에서의 1차전을 96-80 완승으로 이끌면서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역대 22회의 4강 플레이오프 중 1차전 승리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경우는 모두 18회로 81.8%의 높은 승률을 보이고 있다.
한편 5일 경기에서는 26점 7리바운드 4블록슛으로 맹활약을 펼친 김주성과 2쿼터에만 3점슛 3개를 터뜨린 양경민(11점)의 활약을 앞세운 정규리그 우승팀 원주 동부가 안양 KT&G를 73-62로 꺾고 첫 승을 거뒀다. 두 팀은 7일 오후7시부터 원주에서 2차전을 갖는다.
전주=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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