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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밤 '우리 결혼했어요' 리얼리티와는 이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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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밤 '우리 결혼했어요' 리얼리티와는 이혼?

입력
2008.04.16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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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스타 웨딩 리얼리티쇼’를 표방한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결혼했어요)’가 리얼리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가상 결혼인 만큼 부부 생활을 담기엔 억지스럽고 부자연스럽다는 지적이다.

TNS미디어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결혼했어요는 13일 방송 시청률이 14.2%로 일밤 평균 시청률(10.1%)를 크게 웃돌았다. 지난해 하반기 폐지된 ‘몰래 카메라’를 대신할 일밤의 시청률 구원투수로 합격을 받은 셈이다.

연예인 4쌍(앤디ㆍ솔비, 알렉스ㆍ신애, 크라운Jㆍ서인영, 정형돈ㆍ사오리)을 가상 부부로 설정하고 생활 공간까지 만들어 결혼 생활과 부부 관계의 진솔한 모습을 담겠다는 의도는 성공한 듯 보인다. 하지만 각 커플의 캐릭터가 구축되고 결혼 생활이 진전될수록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어디까지냐는 시청자들의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프로그램은 가상 상황이다. 대본은 없지만 김장 담그기 등 매회 에피소드는 제작진이 미션으로 제공하고, 출연진은 2주 1회 촬영장에서 만나 밤샘 촬영에 열중한다. 잠옷을 입고 나오지만 함께 잠을 자진 않고, 하루 한끼라도 식사를 같이 한다는 건 당연히 불가능하다.

다양한 결혼 생활을 보여준다는 기획 의도에 맞추기 위해 에피소드가 제시되고 각 커플의 캐릭터도 과장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정형돈은 게으른 한국 남편, 알렉스는 비현실적인 로맨틱 남편상으로 정형화 돼 시트콤처럼 연출되고 작위적인 느낌”이라고 분석한다.

고재형 일밤 책임PD는 “리얼리티가 아니라 가상 현실 정도로 보길 바란다”며 “젊은 남녀 출연진들이 실제로도 호감을 느껴가고 있기 때문에 제작진의 입장에서도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헷갈릴 정도”라고 말했다.

케이블 방송에선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가상 상황 설정과 캐릭터 과장이 일반화된 추세다. mnet <서인영의 카이스트> 에선 가수 서인영이 카이스트 학생인 것처럼 연기하고, <이효리의 오프더레코드> 는 이효리의 가수 생활 뒷얘기를 소재로 스타의 입노릇을 하며 이효리를 캐릭터 상품화했다. 때문에 이런 프로그램들을 ‘유사 리얼리티’ ‘수정 리얼리티’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방송 전문가들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변질에 대해 우려의 입장을 나타낸다. KBS <해피선데이> 의 ‘1박2일’이나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그룹 god의 ‘육아일기’의 경우 출연진들이 실제 합숙 생활을 하며 돌발 상황을 해결하고 우정과 애정을 키워나가는 진솔함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지적이다.

정씨는 “가상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캐릭터를 정형화하지 않고, 결혼생활의 애환과 출연진의 진솔함을 담아내야만 ‘가짜’의 한계를 넘어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현정 기자 agada2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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