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의 광진구 뚝섬유원지 방문은 박명환(한나라당 광진을) 후보에 대한 정부와 서울시의 지원이다.”
오 시장이 지난 4일 뚝섬유원지를 방문한 뒤 속내가 모호한 홍보전단 한 장이 나돌기 시작했다. 언뜻 보면 박 후보의 경쟁 상대 후보 측이 오 시장의 부적절한 선거 지원을 지적하는 듯한 내용이지만 발신지는 분명 박 후보 사무실로 돼 있었다.
찬찬히 뜯어보니 사정을 알 만했다. 홍보전단에는 “(통합민주당) 추미애 후보와 경쟁하는 박 후보로서는 (오 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한강르네상스 사업과 관련해 강변북로를 지하화한다는 자신의 공약이 오 시장의 깜짝 방문으로 탄력을 받게 됐다”는 내용이 상세히 설명돼 있었다. 부정선거에 대한 항의가 아니라 오히려 부정선거 논란의 소지가 있는 오 시장의 행동을 선거전에 적극 활용하려는 의도가 분명해 보였다.
화들짝 놀란 서울시는 “(오 시장은)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핵심 지역인 뚝섬 특화지구 현장을 시찰한 것 뿐이다” “박 후보 측이 오해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서울시의 말처럼 오 시장이 주요 정책사업 추진 상황 점검을 위해 현장 순찰을 한 것일 수있다. 또 선거전에서 유권자의 한 표가 아쉬운 박 후보 측의 아전인수식 해석일 수도 있다. 그러나 서울시와 오 시장의 부적절한 행동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서울시와 오 시장은 뉴타운 추가 지정은 없다던 기존 입장과 달리 지난주 “사당동과 동작동에 뉴타운을 건설하기로 오 시장의 동의를 받았다”는 정몽준 후보의 발언을 적극적으로 부정하지 않아 간접 지원 의혹을 샀다. 소극적 부작위도 선거 개입 의혹을 산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공명선거 분위기 조성을 위해 ‘오이 밭에서 신발을 고쳐 신는’ 행동도 삼가는 공직자들의 책임 있는 모습이 아쉽다.
정민승 사회부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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