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업계가 끝없는 경유가 인상에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해부터 친환경 바람이 불면서 디젤 승용차 시장이 새롭게 부각됐으나 경유 값이 가파르게 상승돼 오히려 디젤 승용차 수요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경유값 인상에 따른 파장이 자동차 업계에 번지고 있는 것이다.
■ 국산 디젤 승용차 판매 감소
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경유값의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1~3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국내에서 판매한 디젤 승용차는 4,709대로 전년동기(4,811대)보다 100여대 가량 줄었다. 이는 현대차의 ‘i30’ 디젤 모델이 새로 나온 것을 감안하면 실망스런 실적이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디젤 승용차는 총 10종. 이 중 i30를 제외하고 지난해와 비교해 판매 대수가 늘어난 차는 아반떼가 유일하다.
반면 가장 많이 팔리는 디젤 승용차인 기아차의 프라이드를 비롯해 나머지 8종의 모델은 모두 하향곡선을 그렸다. 프라이드 자체의 경우 디젤 모델이 차지하는 비율이 27.3%에서 24.2%로 내려갔다. 로체와 토스카 디젤 모델도 지난 3개월간 각각 22대, 25대 팔리는데 그쳤다.
■ 경유가 상승으로 디젤차 매력 떨어져
디젤 승용차 판매 부진은 ‘경유값의 나홀로 상승’이 주원인이다. 디젤차 구매 고객은 연비 연료비 절감이 큰 이유였는데 최근 경유값이 휘발유값에 근접하면서 이런 매력이 사라졌다. 경기 일산의 경우 리터당 경유값은 1,570원으로 1,650원인 휘발유와 거의 비슷하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휘발유 차량보다 비싼 디젤 모델을 살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통상적으로 디젤 모델은 휘발유 모델보다 차값이 200만원 이상 비싸다.
다만 아반떼의 경우 올해 1~3월 월평균 548대가 팔려 지난해(월평균 524대)보다 약간 상회하고 있다. 아반떼 가운데 디젤 모델이 차지하는 비율도 5.5%에서 6.7%로 높아졌다.
■ 디젤 SUV는 상승세
디젤 승용차의 판매 부진과 대조적으로 디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판매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3월 국내에서 판매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총 5만4,026대로 지난해 동기(5만786대)보다 6.4% 늘었났다.
차종별로 봤을 때 두번째로 큰 증가 폭이다. 경차 범위 확대로 114.2%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경승용차를 제외한다면 승용차 중에서는 가장 높다. 업계 관계자는 “SUV 가격이 중형 세단 이상 차량과 비슷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며 “SUV를 찾는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경제성을 우선순위에 두지 않기 때문에 영향을 덜 받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