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절상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의 위안화가 최근 ‘1달러=7위안’ 벽을 무너뜨렸다. 올해만 4%이상 절상됐다. 14일 중국 <제일재경일보> 에 따르면 중국의 경제학자 4명중 1명은 달러당 6위안까지 갈 거란 전망을 하고 있다. 제일재경일보>
치솟는 위안화 가치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간과할 수 없다. 중국 진출 국내 기업은 이미 중국의 물가 및 임금상승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위안화 강세 역시 중국에 대한 교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거란 비관이 우세하다.
그러나 환율은 어차피 기업의 성격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시소 게임’이다. ‘중국 생산-제3국 수출’ 기업은 불리하겠지만 ‘중국 생산-중국 판매’ 기업은 유리하다. 일반적으로 한 나라의 통화가 강세로 가면 돈의 가치가 올라가 소비가 늘고, 수입 물품의 가격도 싸보인다. 중국에서 제품 경쟁력만 갖추고 있다면 기업의 이익은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쉽게 말해 위안화를 벌어들이는 기업에 눈길을 돌리는 것이 전략적인 투자접근방법이다. 직접 수출을 해서 돈을 벌든, 자회사를 둬 지분법(자회사의 손익을 보유지분만큼 모회사의 경영실적에 반영) 이익으로 환산된 돈을 벌든 손에 쥐는 돈이 위안화라면 눈 여겨 볼만 하다.
먼저 전체 수출 중 중국 비중이 높은 기업과 현지에서 제품을 생산해 내수 시장에 주력하는 기업을 살펴봐야 한다. 베이징올림픽, 중국인의 소득 증가 등의 영향으로 시장수요가 커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대우증권은 14일 각 기업의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SK에너지 하이닉스 LG화학 포스코 호남석유화학 등(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과 오리온 한미약품 신세계 등(지분법 혜택 기업)을 꼽았다.
중국 현지 부동산을 보유한 기업은 어떨까. 자산가치는 늘어나겠지만 한가지 명심해야 할 게 있다. 중국은 토지의 소유권은 허용하지 않고 빌려준다(사용권)는 사실이다. 위안화 강세가 임차료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 오히려 악재일 수 있다. 또 중국 현지에서 제품을 만들어 다른 국가에 수출하는 국내 기업은 위안화 절상 압박이 날로 거세져 악재일 수밖에 없다.
물론 환율이 주식시장에서 핵심 변수는 아니다. 그러나 올해 환율의 움직임은 우리 증시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올들어 진행된 원화 약세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자동차와 정보기술(IT) 종목을 증시 반등의 쌍두마차로 세울 만큼 위력이 컸다.
이경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올들어 원화 약세가 시장의 주도주를 만들어낸 만큼 위안화 강세가 시장을 새롭게 이끌어갈지도 모른다”며 “최종 투자 결정을 위해선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도 유심히 들여다봐야겠지만 전략적인 판단을 하기위해선 중국 진출 기업의 성격(내수인지, 제3국 수출인지)을 잘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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