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의 정치적 고향인 호남에서는 무소속 돌풍이 심상치 않다. 전체 31개 지역구 가운데 최대 8곳에서 민주당과 무소속 후보의 맞대결이 치열하다. 이 중에 최소 2, 3곳은 무소속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일 현재 각종 여론조사와 판세 분석을 종합하면 무소속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압도하는 지역이 2곳, 앞서 나가기 시작한 지역이 1곳이다. 나머지 5곳은 오차 범위 안팎에서 접전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후보가 확실히 앞서는 지역은 23곳에 불과하다.
물론 한나라당을 비롯한 다른 정당은 13대 총선 이래 굳어진 호남 완패 악몽에서 헤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선전 중인 무소속 후보도 모두 민주당 성향이다. 한 지붕 두 가족의 혈전인 셈이다.
8석이 걸린 광주에서는 남구가 가장 관심이다. 현역 지병문(민주당) 후보가 재선을 노리고 있지만 무소속으로 나선 강운태(전 내무부 장관) 후보의 탄탄한 지역 기반에 고전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강 후보가 지 후보를 더블스코어 가까운 차이로 압도하고 있다.
광산갑은 역시 초선인 김동철(민주당) 후보와 민선 광산구청장을 지낸 무소속 송병태 후보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광주의 나머지 6개 지역구는 모두 민주당 후보들이 여유롭게 앞서가는 상황이다. 북갑에서 한화갑(전 민주당 대표)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 초선 강기정(민주당) 후보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전남 12개 지역구 중에서는 목포와 무안ㆍ신안 2곳이 최대 격전지다. 민주당 공천혁명 바람에 휩쓸려 낙마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 박지원 후보와 둘째아들 김홍업(현역의원) 후보의 생환 여부가 관심이다.
목포에 출마한 박 후보는 지난달 30일 김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의 지원유세 이후 정영식(민주당) 이상열(무소속) 후보를 앞서가기 시작했다. 김홍업 후보는 무안ㆍ신안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은 황호순 후보와 격전을 벌이고 있다. 선거전 초반에는 황 후보가 앞섰지만 김 후보가 김 전 대통령의 후광을 업고 추격해 역전을 노린다.
전북은 다른 어떤 총선보다 무소속 돌풍이 거세다. 11개 지역구 가운데 4곳 이상에서 무소속 후보가 선전하고 있다. 특히 김원기 전 국회의장의 불출마로 무주공산이 된 정읍은 무소속으로 나선 유성엽(전 정읍시장) 후보가 장기철(전 KBS 기자ㆍ민주당) 후보를 지지율 조사에서 2배 가까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산은 강봉균(민주당) 후보가 강현욱(전 전북지사) 후보의 무소속 바람에 막판까지 안심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전주도 완산갑에서 경찰청장 출신인 무소속 이무영(전 경찰청장) 후보가 5선을 노리는 장영달(민주당) 후보에게, 덕진에서 이창승(코아그룹 회장) 후보가 무주군수 출신 김세웅(민주당) 후보에게 도전하면서 경합지역으로 분류됐다. 남원ㆍ순창의 경우 한때 경합지역으로 분류됐지만 재선 의원인 이강래(민주당) 후보가 남원시장 출신 무소속 최진영 후보를 여유롭게 앞서면서 경보가 해제됐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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