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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혼탁 본색 드러나는 4·9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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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혼탁 본색 드러나는 4·9총선

입력
2008.04.14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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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ㆍ9총선전이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우리 선거문화의 고질인 혼탁 본색이 드러나고 있다. 지역감정 조장, 비방과 흑색선전, 금품 향응 제공 등 선거마다 빠지지 않았던 레퍼토리가 어김 없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역대 정부의 선거문화 개혁으로 돈선거 풍토는 많이 개선된 것이 사실이지만 깨끗한 선거문화 정착까지는 한참 멀었다. 정부는 어제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로 공명선거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금권선거 흑색선전 등의 선거사범을 중점 단속키로 했으나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국민분열을 조장하는 지역감정 부추기기는 가장 끈질긴 생명력을 갖고 되풀이되는 악폐다. 이번 선거에서는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발벗고 나섰다. 그는 대구와 부산 지역을 누비며 ‘대구경북 15년 핍박론’‘부산 10년 소외론’을 펼치며 지역정서를 자극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의 지역정서 기대기도 만만치 않다.“충청인이 홀대론에서 벗어나 주인론을 펼 수 있도록 충청도 정당에 표를 몰아달라”고 노골적으로 호소하고 있다.

과거 자민련 시절 JP(김종필 전 총재)의 충청 핫바지론의 재판이다. 텃밭인 호남지역 싹쓸이를 노리는 통합민주당도 지역주의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노골적으로 지역정서에 호소해 의석을 늘리면 그 후유증은 심각해진다. 정치인들의 무책임성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비방과 흑색선전 양상도 고개를 들고 있다. 서울 사당동에서는 한나라당 정몽준 후보를 비방하는 정체불명의 선전물이 뿌려졌고, 서울 신월동에서는 이명박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는 유인물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고 한다. 이런 저급한 네거티브 캠페인이 먹힐 시대가 아닌데도 구시대적 행태가 여전히 되풀이되고 있다. 사법당국은 배후를 철저히 가려내 비방과 흑색선전이 발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현금을 주고받는 행위가 적발됐고 식사 등 향응 제공 행위도 여전하다고 한다. 깨끗한 선거풍토와 공명선거 분위기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각 정당과 후보들이 먼저 각성해야겠지만 유권자들의 의식 변화와 감시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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