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 대선주자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미국의 생산직 근로계층에 대해 ‘bitter(쓰라린, 괴로운,모진,냉소적이라는 뜻이 있음)’라는 표현을 썼다가 곤경에 처했다.
오바마 의원이 6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비공개 선거자금모금행사에서 “미국의 근로계층이 ‘bitter’하게 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면서 “그들은 좌절감을 표현하기 위한 방법으로 점점 더 비판적이 되고 총기나 종교에 매달리고 있으며 그들과 같지 않은 사람에 대해 무관심하고 반이민, 반무역의 정서를 갖게 된다”고 말한 것이 발단이 됐다.
발언이 11일 공개되자 당내 경쟁자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 뿐 아니라 존 매케인 상원의원 등 공화당 인사들까지 나서 “오바마 의원은 근로계층을 얕잡아 보는 엘리트주의에 빠져 있다” “오바마 의원이 근로계층의 실상을 모른 채 말을 함부로 하고 있다”며 협공에 나섰다.
힐러리 의원은 “엘리트 지향적이고 분열적이며 미국인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힐러리 의원은 또 “미국의 근로계층은 자신을 과소평가하기 보다는 미래, 일자리, 가족을 위해 일하는 사람을 옹호하고 대신 싸워주는 대통령 후보를 필요로 한다”며 오바마 의원의‘말 실수’를 부각시켰다.
공화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존 매케인 상원의원도 “자신의 엘리트주의 때문에 이 나라의 정체성을 이룩하고 위대함을 키워 온 미국 근로계층의 전통을 단지 좌절감이나 냉소적인 정서에서 나온 것으로 믿게 됐다”며 오바마 의원에 대한 비판에 가세했다.
오바마 의원은 “나는 펜실베이니아와 인디애나, 그리고 일리노이의 작은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더 비판적이라는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을 이야기했다”며 자신의 발언을 해명하다 상황이 악화할 조짐을 보이자 “‘bitter’라는 표현이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면 매우 유감”이라며 파문 진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생산직 근로계층의 지지여부가 승패를 좌우할 22일 펜실베이니아 예비선거를 앞두고 있어 오바마 의원은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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