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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뛰어봤자 아시아만 맴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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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뛰어봤자 아시아만 맴도네…

입력
2008.04.13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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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예대마진 하락 등 어려움에 처한 국내 시장을 극복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지만, 후진적인 대상국 선정 방식 탓에 아시아권에만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그 동안 M&A 등을 통해 몸집 불리기에 주력해 왔던 은행들이 올 들어 공격적인 해외 진출을 잇따라 선언하고 있다. 신상훈 신한은행장은 이달 초 “2012년까지 해외 영업망을 현재의 3배인 100곳으로 늘리겠다”고 했고, 박해춘 우리은행장도 “현재 38개인 해외 점포를 2010년까지 200개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 은행의 지분 30%를 인수했고, 2년6개월 안에 경영권을 취득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2015년까지 해외사업부문에서 총자산의 15%와 순이익의 20%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은행권의 해외 진출국 대상 선정 방식은 여전히 낙후돼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금융연구원 서병호 연구위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국내 은행의 해외 진출이 중국과 베트남 등 아시아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으며, 이는 선진국들과 다른 진출 대상국 선정 방식 때문”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260개 은행 자료를 분석한 ‘은행의 해외진출 결정요인’을 국내 은행에 적용해 본 결과 OECD 30개국과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브라질 등 14개 신흥국가들이 우선 진출 대상국으로 꼽혔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 국가 중 국내 은행들이 실제 진출한 곳은 네덜란드와 뉴질랜드, 싱가포르, 일본 4개국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OECD 국가 은행들은 진출 대상국의 법치주의 지수나 학력지수, 상위 5대 은행의 시장점유율, 금융발전 지수, 평균 비용수익률 등을 중요하게 여긴 반면, 국내 은행들이 해외 진출국을 선정할 때는 이런 요소들이 중요하게 작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국내 은행 해외점포 중 아시아 비중은 2001년 48.0%에서 지난해 67.5%로 커졌을 정도로 편중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해외 지점의 영업 대상이 외국인이나 외국 기업이 아닌 현지 진출 국내 기업과 한인 동포에 치중해 있다는 점도 문제다. 금융연구원 강종만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은행의 해외 진출은 해외 선진은행에 비해 질적, 양적인 면에서 모두 미흡한 수준”이라며 “2005년 국내 은행 해외점포의 현지 국내 기업과 교포에 대한 여신 비중은 55.7%에 달한 반면, 외국인과 외국기업에 대한 여신 비중은 7.6%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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