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들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대학입시 관련 업무를 넘겨 받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뒤숭숭하다.
최근 급작스럽게 불거진 사무총장 교체설 때문이다. 임기가 2년이나 남은 김영식 현 총장이 물러나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회교육문화분과 위원을 지낸 김대식(46) 동서대 교수가 새 사무총장으로 온다는 게 교체설의 요지다.
교체설에는 청와대 일부 비서관들이 김 교수를 적극 밀고 있으며, 내정 단계라는 이야기도 들어있다. 대교협은 현직 대학 총장이 회장을 맡고 있지만, 비상근이어서 사무총장이 사실상 회장 역할을 할 정도로 권한이 막강하다.
대교협 관계자는 13일 “김 교수가 사무총장으로 갈 것이라는 말을 청와대 관계자로부터 들었다”며 “현재 이와 관련한 논의가 청와대 내부에서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도 “대교협 주변과 대학 총장들 사이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청와대로부터는 (사무총장 인선과 관련한)어떤 내용도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교과부의 다른 관계자는 “대입 관련 업무가 크게 늘어나고 새 회장단이 꾸려진 만큼 (사무총장을 바꾼다면)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교체하려는 시도일 것”이라고 전했다. 청와대측은 “대교협 사무총장 인사 문제를 공식적으로 논의한 적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김 교수는 지난 해 대선때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당선에 공을 세운 인물 중 한명으로 알려져 있다. 이 후보 비서실 네트워크팀장을 맡아 전국을 돌며 지지 세력을 모으고 조직화 하는 역할을 했으며, 이 후보 당선 이후에는 대통령직 인수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새 정부 요직에 임명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었다.
김 교수는 지인들에게 “조만간 거취 문제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해 대교협 사무총장 자리에 강한 의욕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무총장 교체설에 대해 대교협과 당사자인 김영식 현 총장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최근 신임 회장으로 취임한 손병두 서강대 총장은 “대교협은 대학들의 자율협의체여서 청와대 등 외부에서 이래라 저래라 해서는 안된다”며 “사무총장 인선은 (청와대가 아닌)이사회에서 논의할 사항”이라고 잘라 말했다.
청와대가 김 교수를 밀더라도 이사회에서 인선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교육인적자원부 차관 출신인 김 현 총장도 “불쾌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총장은 “위탁 사업비를 제외하곤 정부로부터 한 푼의 지원도 받지 않는 민간 기관 인선에 외부 입김이 좌우돼서는 안된다”고 말해 중도사퇴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 대교협 사무총장은 어떤 자리
임기는 4년이다. 1982년 설립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를 실질적으로 이끄는 중책을 맡고 있으며, 당연직 이사다. 이사회에서 논의된 대학의 학사와 재정, 시설 문제 등 주요 관심사를 정부에 건의한다.
매년 수시모집과 정시모집 등 대입전형계획을 대외에 직접 발표하는 ‘대변인’이기도 하다. 지난 26년간 3명만 거쳐갈 정도로 장기 재임이 일반적이었다.
김진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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