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발언이 나왔다. 물가 상승률이 전혀 둔화되지 않는 상황인데도 경기 침체 문제를 거론한 것은 우리 경제 성장률에 빨간 등이 켜졌다는 뜻일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1ㆍ4분기 성장률 추정치를 5%로 발표했다. 전년 4ㆍ4분기의 5.7%에서 다소 둔화된 모습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주 수정 전망을 통해 한국 경제의 2008년 성장률이 4.2%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전망 4.6%에 비해 더 낮아진 상황이다. IMF는 세계 경제전망도 3.7%로 또다시 0.5%포인트 낮춰 잡았다. 이와 같은 실적치나 수정 전망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볼 때, 우리 경기가 3분기 동안의 짧은 상승 국면을 마무리하고 다시 하강국면으로 전환된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
현재 미국 경기의 향방을 가늠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지표 세 가지를 꼽는다면 소비, 주택건설(또는 가격), 그리고 물가이다. 이 세가지 지표가 다음 주에 한꺼번에 발표된다.
우선 3월 중 소매판매가 14일 발표된다. 3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전기 대비 -0.2%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2월의 -0.6%보다는 호전된 모습이지만, 여전히 침체 국면인 것이다. 3월 소비자물가와 주택착공호수는 16일에 발표될 예정이다. 3월의 소비자물가는 전월과 똑같은 4%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역시 원자재가격 상승이라는 복병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므로 높은 물가상승률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3월 신규 주택은 연간 기준으로 환산해 볼 때 98만호 정도 착공된 것으로 추정된다. 전월 106.5만호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주택 부문의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중국 경제는 미국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중국은 3월의 주요 경제 성적표가 18일에 집중적으로 발표된다. 우선 물가는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자 물가는 2월 6.6%에서 3월엔 6.5%로, 소비자 물가는 8.7%에서 8.2%로 상승률이 다소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실물 부문은 아직 진정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소매판매는 19.0%의 높은 증가율을 유지하고, 산업생산은 16.0%, 도시고정자산투자는 25.0%로 증가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2ㆍ4분기 한국경제는 미국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좀 더 둔화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그러나, 중국 등 신흥국가들의 경기는 어느 정도 유지돼 우리 경기가 급락하는 양상은 면할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 경기 침체의 여파가 한반도에 상륙하는 것은 오는 하반기쯤에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상완 경제연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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