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여행/ "색색 날갯짓 황홀해라" 함평의 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여행/ "색색 날갯짓 황홀해라" 함평의 봄

입력
2008.04.11 18:06
0 0

'나비 효과'란 용어가 있습니다. 중국 베이징에서의 나비 한 마리의 날갯짓이 다음달에는 미국 뉴욕에 폭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작은 변화가 결과적으로 엄청난 변화를 초래할 수 있는 경우를 나타내는 이론입니다.

전남 함평 땅은 그 하찮은 날갯짓의 '나비 혁명'이 실제 성공한 곳입니다. 1999년 처음 함평나비축제가 시작됐으니 어느덧 올해로 10회째가 됩니다. 처음에는 성공을 의심했던 나비축제가 이제 국가가 인정하는 지방축제의 대명사가 됐습니다.

'함평 고구마 사건' 말고는 특별히 그 이름을 알리지 못했던, 자랑할 만한 문화관광자원이 없던 함평을 이젠 모든 이들이 인정하는 생태관광지로 거듭나게 한 것이 바로 나비입니다.

함평군은 함평나비축제 10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올해 처음으로 '함평 세계 나비ㆍ곤충 엑스포'를 개최합니다. 살아있는 나비와 곤충을 소재로 한 세계 최초의 친환경 엑스포를 표방한 축제입니다. 18일 시작해 6월 1일까지 45일간 함평읍 엑스포공원에서 열리는 2008 함평세계나비ㆍ곤충엑스포를 미리 다녀왔습니다.

함평천을 건너는, 나비의 꿈을 표현한 아름다운 다리를 지나면 엑스포공원의 정문. 이제부터 본격 엑스포 탐험이 시작됩니다. 엑스포에서 추천한 동선을 따라가면 친환경농업전시관을 지나 2만여 마리의 곤충이 전시된 '국제곤충관'을 만납니다. 헤라클레스 왕장수 풍뎅이, 대벌레, 나뭇잎벌레 등 우리나라에서 쉽게 볼 수 없는 희귀한 곤충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공원의 한가운데 있는 '주제관'은 3D 애니메이션으로 곤충의 시각에서 바라본 자연과 곤충의 미래에 대한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개성 넘치는 곤충 캐릭터들의 흥미진진한 모험 이야기도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꽃밭이 잘 가꿔진 언덕을 오르면 '숲속의 곤충마을'이 나타납니다. 에버랜드 등에서나 볼 수 있는 앙증맞은 캐릭터들로 꾸며진 아름다운 곳입니다. 1층에서 3층까지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까지 곤충의 세상을 사계절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1 DAY'라고 쓰여진 케이크를 놓고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는 곤충을 시작으로 귀여운 곤충들의 이야기가 재미나게 펼쳐집니다. 아름다운 조명이 비춰진 이 공간은 마치 놀이공원에 들어온 듯 신이 나게 합니다.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테마파크형 전시관이라고 합니다.

숲속의 곤충마을 아래쪽에는 '황금박쥐 생태관'이 있습니다. 함평은 세계적으로 희귀한 황금박쥐가 발견된 곳입니다. 함평군은 멸종 위기의 황금박쥐가 살 수 있는 청정한 땅임을 자랑하기 위해 이곳에서 엄청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순금 162kg으로 만든 황금박쥐상을 전시합니다.

현재 서울에서 비밀리에 보관하고 있는 이 황금박쥐상은 개막식에 맞춰 이곳에 전시될 것입니다. 황금박쥐상을 처음 기획했을 때 함평군은 27억원을 주고 금을 사들였는데, 그새 금값이 엄청 뛰어 지금은 60억원을 줘도 못 산다고 하네요. 나비의 날갯짓 때문인지, 황금박쥐의 영험 덕분인지 함평군은 크게 남는 장사를 하게 됐습니다.

국제나비곤충표본관과 화석전시관에서 나비와 곤충의 모양을 머리에 담았다면 이젠 '국제나비생태관'에서 엑스포의 하이라이트를 만나세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몰포나비를 비롯해 국내외 38종 15만 마리의 나비가 눈 앞에서 화려한 날갯짓을 선보이는 곳입니다. 나비는 따뜻해야 잘 날아다니는 습성이 있어 오전보다는 오후에 더 많은 나비를 볼 수 있다니 참고하세요.

엑스포 기간 공원 곳곳에서는 플라멩고, 벨리댄스, 삼바 등 다양한 해외 춤판이 펼쳐지고 고공 자전거 줄타기, 나비와 곤충을 소재로 한 타악과 마임 공연, 비보이 공연, 마술쇼, 7080 콘서트 등 다채로운 공연도 진행됩니다.

주차장의 지붕엔 태양열발전판을 설치, 엑스포에 쓰이는 전력으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생태의 소중함을 실천적으로 보여주는 무공해 엑스포입니다.

입장료는 어른 1만5,000원, 청소년 1만1,000원, 어린이 9,000원, 유아 6,000원. 엑스포조직위 www.hampyeongexpo.org (0505)322-2008

이성원 기자 sungwon@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황금박쥐 마을서 유년의 추억 떠올려봐요"

"황금박~쥐 어디 어디 어디서 나타났나 황금박~쥐 빛나는 해골은 정의의 용사다~" 오래 전 인기 있었던 TV 애니메이션의 주제곡이다. 그 당시 유년을 보낸 30~40대라면 보자기 목에 걸고, 막대기 하나 들고선 붕붕 뛰어다녔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전남 함평에 황금박쥐 마을이 있다. 황금빛 도포를 휘날리는 만화 주인공이 아닌, 진짜 황금박쥐가 서식하는 마을이다.

고산봉(359m) 아래 양지 바른 터에 자리 잡은 고산동마을이 그곳이다. 마을 뒷산 동굴과 대숲에 황금박쥐가 서식해, 환경부가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하고 있다.

멸종 위기 야생동물 1호로 지정될 만큼 황금박쥐는 세계적으로도 희귀하다. 고산동마을의 황금박쥐가 사는 동굴은 일제시대 금을 캐던 폐금광(마을 주민들은 '금구덩이'라 부른다)이다.

황금박쥐 마을이 황금 만큼이나 빛나는 것은 옛 모습 그대로 남아있는 흙돌담 길 때문이다. 그리 크지 않은 마을의 돌담길을 걷다 보면 금세 마을을 감싼 대숲과 만난다.

대숲에 이는 바람소리, 흙돌담 위에서 지저귀는 참새 소리, 그리고 돌담을 돌아 흐르는 도랑의 맑은 물소리가 마음을 한없이 편하게 하는 곳이다.

마을 입구 안내도에 뒷산의 북바위가 표시돼 있어서, 길에서 만난 할머니께 물었다. "저 바위가 왜 북바위인가요?" "몰러, 시집오니께 다들 북바위라 카드만. 그래 북바윈줄 알았지." 이번엔 돌담 중간중간에 난 구멍이 뭔지 물었다. "잉 그거, 바람 들어가라고."

마을주민과 관광객을 위해 지어진 황토찜질방을 찾아갔더니 아무도 없었다. 입구 거울에 붙어있는 안내 문구. '쉬고 계서요. 죄송합니다. 주방쪽으로 가면 까운 있음.'

황금박쥐가 사는 청정 자연 속에서 주민들은 그렇게 자연에 녹아 '속 편하게' 살고 있었다.

마을에는 거목이 많다. 마을 입구 3그루의 느티나무도 그 역사가 오래돼 보이고, 황토찜질방 앞의 푸조나무도 꿈틀거리는 둥치가 예사롭지 않다.

엑스포공원보다 한적한 생태관광을 하고 싶다면 대동면 대동저수지 인근의 함평자연생태공원을 찾아가 보자. 춘란관, 나비곤충 생태관, 반달가슴곰 관찰원 등 전시관과 넓은 화단의 다양한 꽃밭을 감상할 수 있다.

저수지에는 어린이 프로그램인 KBS '후토스' 촬영장으로 사용되는 작은 섬이 있다. '후토스'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앙증맞은 건물을 배경으로 멋진 사진을 담을 수 있다.

함평의 관광명소로 함평만의 돌머리해수욕장이 있다. 월두마을에서 함평만 너머로 바라 보이는 비죽 튀어나온 곳이다. 이름 못지않게 재미있고 예쁜 곳이다. 해수욕장에는 드넓은 갯벌이 이어져 있고 수천평의 소나무 숲이 둘러서 있다.

이곳의 특징은 둑을 쌓아 만든 2,500여 평의 인공풀장. 조수간만의 차가 워낙 심해 물놀이할 물을 가둬놓은 것이다. 모래밭 위의 인공풀장은 이오니아식 기둥의 해변무대, 초가원두막 등과 어우러져 마치 동남아의 휴양 리조트 같은 분위기다. 돌머리의 노을은 서해안에서도 손으로 꼽는 절경이다. 바다 너머 해제반도 위로 빨간 햇덩이가 지는 모습은 장엄 그 자체다.

함평 한우는 전국에서도 알아주는 최상급 한우. 한약재를 첨가해 특수 개발한 사료를 먹여 양질의 한우를 키워낸다. 함평한우의 제 맛은 육회와 육회비빔밥이다.

싱싱한 생고기가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함평읍 금송식당(061-324-5775)에서 제대로 맛볼 수 있다. 함평군청 문화관광과 (061)320-3224

함평=글ㆍ사진 이성원기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