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당으로 오시죠." "무슨 소리? 이쪽으로 오셔야죠."
총선에서 충청권 맹주가 된 자유선진당의 심대평 대표와 한나라당 소속인 이완구 충남지사가 11일 충남도청에서 만나 서로 자신의 소속 정당으로 들어올 것을 권유하면서 기싸움을 했다.
선진당은 18석으로 교섭단체에 2석이 모자라, 한나라당은 153석으로 과반이지만 안정 과반 확보를 위해 각각 무소속 당선자 등을 상대로 구애 공세를 펴고 있다.
충남 공주ㆍ연기 선거구로 지역구를 옮겨 재선에 성공한 심 대표는 이날 오전 당선 인사차 충남도청을 방문해 이 지사와 10여분 간 얘기를 나눴다.
이 지사는 먼저 "선거는 현장을 다녀 보면 감이 느껴진다. 앞으로 선진당의 감이 좋을 것 같지 않느냐"고 묻자 심 대표는 "이 지사가 선진당과 함께 하면…"이라고 맞받아쳤다.
이어 심 대표는 "총선 이후 대전ㆍ충남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선진당 눈치를 보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데 이 지사가 (한나라당에) 버티고 있으면 보도 내용은 너무 앞서간 것이고 (선진당으로) 들어오면 맞는 것"이라며 "혹시 언론이 이 지사가 움직인다는 것에 대해 감을 잡은 게 아니냐"고 이 지사의 선진당 입당에 대한 기대를 우회적으로 표시했다.
이에 이 지사는 "제가 버티고 있는 한 힘들 것"이라고 일축한 뒤 "저는 신한국당 대표 비서실장과 자민련 원내대표 등과 같은 직책을 맡아 봐서 가야 할 길을 알고 있는데 현재처럼 굳건하게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또 "심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이 총리로 모시려고 했고 저도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선배"라고 추켜세우며 "한나라당에 들어와서 교통정리를 해 달라. 이명박 정부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지사는 "지역이 발전하려면 여당 의원이 있어야 하는데 이제 충남에는 없어 앞으로 저 혼자 바쁘게 뛰어 다니게 생겼다"고 하자 심 대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호남이 민주당 일색이어도 괄시받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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