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성(29ㆍ동부ㆍ205㎝)의 진가는 훌륭한 신체조건과 기량에도 불구하고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다는 데에서 더욱 빛난다. 상대 슛을 블록슛 해내고 더블팀 수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은 김주성이 왜 최고 연봉을 받아야 하는지를 증명해준다. 정규리그 14.3점 5.9리바운드라는 평범한 성적표를 받아 든 김주성이 이견 없이 MVP에 선정된 것도 그와 같은 이유.
그러나 플레이오프에서의 김주성은 달랐다. 볼을 잡으면 주저 없이 림을 향했고, 큰 신장과 정확한 슛을 이용해 득점에 주력했다.
‘김주성’이라는 대형 무기를 앞세운 정규리그 우승팀 원주 동부가 3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성공했다. 동부는 11일 안양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7~08시즌 SK텔레콤 T 프로농구 안양 KT&G와의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4차전에서 김주성(30점 12리바운드 4어시스트)의 대활약에 힘입어 91-77 완승을 거두고 종합전적 3승1패로 챔피언 결정전에 합류했다.
이로써 동부는 지난 2004~05시즌 우승 이후 3년 만에 다시 한번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올스타전과 정규리그 MVP를 모두 휩쓴 김주성은 플레이오프 MVP까지 ‘트리플크라운’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반면 올시즌 내내 돌풍을 일으키며 팀 창단 이후 첫 챔프전 진출을 노렸던 KT&G는 아쉽게 시즌을 접었다.
플레이오프 들어 평균 23.7점을 올리며 무서운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는 김주성은 이날 역시 KT&G 진영을 맹폭하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1쿼터에만 7점을 몰아넣으며 대활약을 예고한 김주성은 2쿼터 초반 연속 9점을 몰아넣는 등 13점을 더하며 전반에만 20득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3쿼터에 잠시 소강 상태를 보인 김주성의 득점포는 KT&G가 71-66, 5점차로 추격해 온 4쿼터 막판 다시 불을 뿜기 시작했다. 김주성은 4쿼터 4분16초께 추격에 찬물을 끼얹는 골밑슛을 시작으로 5분42초에는 점수차를 10점으로 벌리는 중거리 슛을 꽂아 넣으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경기 후 김주성은 “마음을 비우고 오직 통합우승을 향해 경기에 임하겠다. 트리플크라운 등 개인적인 영광은 승리 후에 따라올 것으로 믿는다”며 각오를 밝혔다.
정규리그 1위 동부와 3위 삼성이 맞붙는 2007~08시즌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1차전은 오는 17일 동부의 홈인 원주에서 열린다.
안양=허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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