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가슴이 답답한 것 같다. 자신은 나라 전체를 생각하는 큰 그림 위에서 대통령의 책무를 수행하겠다는 생각인데, 아직도 언론이나 정치권에서는 파워게임을 벌이는 당내 계파의 수장 차원에 묶어두는 경향이 있어서다.
이 대통령은 최근 측근들에게 “대선이 끝난 게 언제인데 지금도 당내 경선이 있는 듯 친이(親李)와 친박(親朴)으로 나누려고 하느냐”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나를 한나라당에만 묶지 말고 부시나 푸틴과 경쟁하게 해야 나라 발전이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생각은 그간의 크고 작은 행사에서 자주 언급됐다. “임기 5년을 10년처럼 생각하고 뛰겠다” “경제가 어려운 이 때 잘하면 선진국으로 갈 수 있다” “말로만이 아니라 정말 선진국가를 만들려 생각하고 있다”는 등 그의 시선은 미래와 해외에 맞춰져 있다.
총선 후 정치권이나 언론에서 한나라당 전체가 아니라 계파별로 의석 수를 따지는데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불만이다. 특히 박 전 대표와 경쟁 구도로 비쳐지는 것이 못마땅한 눈치다.
이 대통령은 11일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를 만나 “대선 이후라서 과반을 얻을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국민에게 감사해야 한다”라고 했다. 대통령과 집권 여당에게 국민이 힘을 실어준 결과이기에, 계파 대결이나 여야 정쟁을 떠나 민생에 매진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이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에서 가진 환경미화원 초청 간담회에서 “가난했던 내가 대통령이 돼 다른 아무런 욕심이 없다”며 “나도 5년간 잘해서 환경미화원 출신이 대통령이 되니까 정말 좋다고 자랑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자신의 충정을 믿어달라는 호소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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