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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타운이 서울 판세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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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타운이 서울 판세 갈랐다

입력
2008.04.11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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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타운이 서울지역 총선 판도를 좌우했다.’

11일 통합민주당에는 ‘뉴타운’이라는 화두가 망령처럼 맴돌았다. 4ㆍ9총선 결과 민주당은 서울 48개 지역구에서 7 대 40으로 한나라당에 참패했다. 4년 전 17대 총선에서 32석을 얻었던 것과 천양지차다. 이런 총선 결과를 복기해 보면 기저에는 뉴타운 논란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번 총선에서 뉴타운이 공약으로 내걸렸던 지역구는 모두 29곳. 특히 한강 이북의 26개 지역구 중 16곳에서 뉴타운 추가 지정, 확대 등의 공약이 난무했다. 한나라당 후보들이 같은 당 소속인 오세훈 서울시장의 ‘개발 약속’을 앞세워 뉴타운 공약을 내걸자 민주당 후보들도 이에 따라가는 모양새였다.

뉴타운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 대표적인 곳이 강북 도봉 노원구 등 강북벨트 7개 지역구. 역대 총선에서 이 지역은 민주당세가 압도해왔지만 이번에는 사뭇 달랐다.

사실 선거운동 초반만 해도 민주당의 강북벨트는 견고했다. 김근태(도봉갑) 유인태(도봉을) 의원 등 중진을 필두로 대부분 현역 의원인 민주당 후보들은 한나라당 신인급 후보자를 여론조사에서 상당한 격차로 앞섰을 정도다.

하지만 한나라당 후보들이 뉴타운 추가 지정을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판세가 뒤집히기 시작했다. 이들은 선거운동 기간 “오세훈 시장을 만나 지역구에 뉴타운 추가 지정을 약속 받았다”고 선전했고 강남에 비해 쳐졌던 집값 때문에 피해의식을 갖고 있던 지역 유권자들은 개발 기대심리로 환호했다.

결과는 최규식(강북을) 의원을 제외한 민주당 후보 전원의 낙마. 1,000표 안팎의 계가싸움에 뉴타운 문제가 결정타로 작용했다. 김근태 의원의 경우 다른 지역에서는 한나라당 후보를 앞섰지만 뉴타운 개발 예정지역에서 뒤져 패배하기도 했다. 한 낙선 후보측 관계자는 “막판에 이명박 대통령이 은평 뉴타운을 방문한 뒤 논란이 되면서 개발 기대심리가 지역에 확산됐고 이후 한나라당 후보쪽으로 표가 쏠렸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뉴타운 개발 공약이 지자체 선거에서나 이슈가 될 ‘우리 동네 집값 올리기’에 불과하다는 점. 낙선한 유인태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 회의에서 “해서는 안 될 자치 영역의 공약을 참모들이 하라고 해서 했는데 부끄럽다. 뉴타운이 어떻게 국회의원 공약이냐”고 토로했다.

게다가 뉴타운 지정 권한은 서울시에 있지만, 이미 26개 뉴타운 개발계획이 확정돼 추가 지정이 쉽지 않다는 게 부동산 업계 관측이다. 결국 실현 가능성이 낮은 공약에 유권자들이 놀아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뉴타운 논란에도 불구하고 살아 남은 서울지역 민주당 후보 7명은 상대적으로 언론 노출 빈도가 낮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일부 민주당 후보측은 선거 기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일부러 피했고, 연두색의 민주당 선거운동 점퍼를 입지 않기도 했다. 언론에 자꾸 오르내릴 경우 한나라당 지지층이 결집, 민주당과의 ‘당 대 당’ 구도가 되는데 이를 피하면서 인물론으로 승부해 어렵게 승리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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