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지역에서 조류 인플루엔자(AI)로 의심되는 오리ㆍ닭 집단폐사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9일 전남 영암 신북면에서 의사(擬似) AI가 발생한 데 이어 10일에도 발생 농가로부터 반경 5㎞ 이내인 나주 지역에서도 오리와 닭의 폐사 신고가 이어졌다. 정부는 이에 따라 AI가 발병한 전북 정읍과 김제, 전남 영암의 가금류 농장으로부터 반경 3㎞이내의 모든 닭과 오리를 살처분키로 했다.
전남도에 따르면 10일 오전부터 나주시 공산면 등 4곳의 농장에서 오리와 닭의 폐사 신고가 접수돼 축산기술연구소가 가검물 채취에 나서는 등 조사에 나섰다. AI 의심 가축이 발견된 곳은 나주시 공산면과 산포ㆍ반남면의 오리농장, 나주시 세지면의 육계농장 등으로, 각각 1,000여 마리의 닭과 오리가 폐사한 것으로 신고됐다. 도는 4개 농장에 대해 이동제한 조치를 내리고 위험ㆍ경계지역을 대상으로 하루 2차례 이상 집중소독에 나섰다.
나주ㆍ영암 일대에는 지난해 말 현재 국내 전체 사육 오리의 49%에 달하는 491만여 마리가 집중돼 있어 AI로 최종 판정될 경우 큰 혼란이 우려된다.
이번에 발생한 AI에 대해 송창선 건국대 교수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AI 발생으로 오리가 집단 폐사한 사례가 없다"며 "정밀검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새 바이러스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AI 바이러스가 다른 가금류 등을 거치면서 변이를 일으킨 뒤 정읍 등지의 오리에 침입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오리 6,500마리를 나주시 도축장으로 유출했던 전북 정읍시 영원면의 고병원성 AI 발생 농장 측이 지난달 31일 폐사 오리 1,900여마리를 인근 개 사육장 2곳으로 반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읍시는 개 사육장에 대한 역학조사와 함께 방역활동을 벌이고 있다.
광주=안경호 기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