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의 바람도 중앙당 간판도 그를 넘지 못했다. ‘DJ의 고향’ 전남 무안ㆍ신안에서 승리한 무소속 이윤석(48ㆍ사진) 당선자. 각종 여론조사부터 출구조사에 이르기까지 DJ의 차남 김홍업(57ㆍ무소속)후보와 황호순(59ㆍ통합민주당) 후보에 밀려 줄곧 3등을 달리던 그의 당선은 18대 총선 최대 이변 중 하나로 꼽힌다.
이 당선자는 개표가 끝나는 10일 새벽 3시까지 한시도 마음을 놓지 못했다. 전날 밤 10시에 끝난 무안 지역 투표함 개표에서 2위 김홍업 후보와 7,000여표 이상 차이로 앞서가자 방송사들은 ‘당선 유력’으로 보도했다. 친지들의 축하 전화가 쇄도하고 각 언론사들의 취재요청도 있었지만 마음이 편치 않았다.
아니다 다를까. 투표함을 싣고 신안군 지역 도서를 출발한 배가 하나 둘씩 도착하면서 표 차이는 계속 줄어들었다. 오후 11시에 4,500여표, 자정에는 700표까지 표차이가 좁혀졌다. 오전 1시 20분. 1,430표를 실은 해경경비정이 뒤늦게 도착했다. 오전 2시30분까지 한 표 한 표 펴질 때마다 피가 말랐다.
결과는 463표 앞섰다. 환호가 터졌다. 가거도 등에서 도착하지 않은 287표에다, 기상악화로 투표하지 못한 85표를 합쳐도 373표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 당선자는 “지역 주민들이 정치꾼이 아닌 일꾼을 선택했다”며 “지역민들과 함께 부대끼며 그들의 고민을 함께 나누는 선거 전략이 주효했다”고 털어놓았다.
무안과 신안의 대결구도로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가 더 많은 무안 출신이라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이 당선자는 전남도의회 3선 의원을 지냈고, 41세의 나이로 최연소 전남도의회 의장을 역임했다.
신안=박경우 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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