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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년 왕정 네팔 총선… '민주 실험' 순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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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년 왕정 네팔 총선… '민주 실험' 순탄할까

입력
2008.04.11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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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여년의 왕정을 종식하고 공화제로 전환하기 위한 제헌의회 총선이 10일 수도 카트만두 등 네팔 전역에서 실시됐다. 그러나 총선 출마자 한 명이 투표소에서 피격 당해 숨지는 등 곳곳에서 충돌이 빚어져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네팔 전역 2만810곳의 투표소에는 대부분 오전 7시 이전부터 유권자의 행렬이 이어져 총선에 대한 네팔 국민의 뜨거운 관심을 보여줬다. 선관위는 이날 오후 5시 투표 종료 직후 곧바로 개표에 들어가 다음달 초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국제선거감시단의 일원으로 선거감시활동을 하는 등 국제사회의 관심 속에 치러진 이번 총선에서 최대 관심사는 누가 다수당을 확보하느냐다.

AFP통신은 기리자 프라사드 코이랄라 현 총리가 이끄는 네팔국민회의당(NC)과 의회주의를 추구하는 마르크스 레닌주의 성향의 네팔공산당(UML)이 양대 정당으로 등극하고, 무장 투쟁을 해온 마오 반군의 또 다른 네팔공산당(M)이 상당수 의석을 차지하는 등 3개 정당이 의석의 대부분을 나눠 가질 것으로 예상했다.

2006년 4월 갸넨드라 국왕이 사실상 퇴위한 뒤 취임한 코이랄라 총리는 현직 총리라는 프리미엄이 있는데다 제헌의회 의석 중 26석을 지명할 권한을 갖고 있어 다수 의석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마르크스 레닌주의 네팔공산당은 공산주의 이념을 갖고 있지만 평화적 의회주의를 추구하고 있으며 미답 쿠마르 총재는 관료 출신으로 대중적 인기가 높다. 교사 출신의 프라찬다가 이끄는 마오 반군 네팔공산당은 농촌 일부에서 독자적으로 세금을 징수할 정도로 기반이 탄탄하지만 지금까지 1만 3,000명의 사망자를 낸 무장투쟁 경력이 거부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마오 반군들은 이번 선거기간 비폭력을 선언했지만, 이날 투표소 곳곳에서 폭력 사태가 빚어졌다. 네팔 남부 바라나의 한 투표소에서 무소속 출마자 한 명이 총에 맞아 숨졌고 중부 칼코트 마을에서는 마오 반군 추정자들이 투표소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부타나 마을에서는 NC측과 소수민족정당 지지자들간 충돌로 1명이 숨졌다. 마오 반군 네팔공산당은 선거가 조작됐을 경우 결과에 승복하지 않겠다고 밝혀 향후 정국 불안의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들 3개 정당 모두 왕정에 반대하고 있어 이번 총선을 계기로 네팔 왕정이 240년의 역사를 뒤로 하고 사라질 것이 확실하다. 군주제를 지지하는 라시트리야 프라자탄트라당(RPP)은 의석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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