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이 김대중(DJ) 전 대통령을 극복의 대상으로 여기기 시작한 걸까. 김홍업(전남 무안ㆍ신안) 의원의 낙선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김 의원의 낙선은 사실 어느 누구도 확신하지 못했던 일. DJ와 이희호 여사가 그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것에 대한 비판여론은 지난해 4월 재보선 때도 있었다. 지난해엔 현지에서 비난여론이 컸지만, 이번엔 오히려 동정론이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도 김 의원에 대한 유권자의 평가는 1년 만에 바뀌었다.
이를 두고 “이젠 호남에서 DJ가 통하던 때는 지났다”는 얘기가 나온다. DJ가 휴가차 목포를 방문하고 이 여사가 현지를 두어 차례 방문했지만 민심이 이전처럼 조건반사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DJ는 없다’는 식의 견해에 고개를 젓는 이들도 많다. 박지원 전 문광부 장관이 목포에서 당선됐기 때문이다. 김 의원의 바로 인접 지역구에선 “DJ 정신을 지켜내겠다”고 했던 DJ의 분신이 당선된 것이다.
이에 대해 통합민주당의 한 고위당직자는 “호남 사람들이 DJ를 이성적으로 보기 시작한 것 같다”고 했다. 호남이 ‘세습정치’ 논란에는 거부감을 보이지만, DJ의 평화ㆍ민주ㆍ개혁 노선에 대해선 여전히 지지한다는 것이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