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율 46.0%.'
이번 총선은 총선 사상 처음으로 투표율이 50% 미만으로 떨어진 데다 전국단위 선거로도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유권자 과반수가 외면한, 국민의 관심 밖에서 치러진 '그들만의 선거'였던 셈이다.
이처럼 투표율이 저조하게 나타난 이유는 무엇보다 선거기간 내내 국민의 관심을 끌 만한 정치적 쟁점이 부재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흥행성'이 낮았다는 얘기다. 지난 17대 총선 때는 '대통령 탄핵 사태'를 비롯,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바람몰이,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 등 변수들이 잇따라 터졌다. 1985년 12대 총선 이래 계속 내리막을 걸어 16대 57.2%였던 투표율도 60.6%로 훌쩍 뛰었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선 여당의 '안정론'과 야당의 '견제론'만 난무했을 뿐 구체적인 정책 대결은 눈에 띄지 않았다. 정치컨설팅 업체 '폴컴'의 윤경주 대표는 "이번 총선은 특히 유권자를 투표장으로 유인할 만한 생활상의 이해가 걸린 쟁점도, 대형 정치적 이슈도 없었다"며 "선거 막판 지지후보를 정하기 마련인 부동층의 투표를 이끌어 내는 데에도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여야의 후보 공천파동까지 겹쳐 '정치 혐오증'이 한층 더 커진 것도 주요 원인이다. 장훈 중앙대 교수(정치학)는 "이번 총선의 공천과정을 살펴보면 국민을 아예 배제한 채 정치 엘리트끼리 독과점으로 후보를 결정한 셈"이라며 "유권자의 소외감이 정치ㆍ정당에 대한 무관심을 가속화한 것"고 분석했다. 게다가 이번 총선은 지난해 12월 대선 이후 불과 4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 치러져 '대선 연장전'의 성격이 강했다. '신선도'가 떨어졌다는 말이다.
전문가들은 20, 30대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지나치게 낮게 나타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윤 대표는 "특정 연령대의 투표율이 낮다는 것은 이들의 의사가 정치에 과소반영되고, 결국 민의를 왜곡할 소지가 있다"고 했고, 장 교수는 "선진국의 경우 70% 전후 투표율을 보이는 점을 감안하면, 투표율 제고를 위한 제도적 개혁을 해야 한다"며 "특히 각 정당들이 미래의 주역인 젊은이들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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