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절도범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구치소를 나서던 20대가 3년 전 자신이 씹다 버린 껌 등에서 추출된 유전자(DNA)때문에 상습 성폭행 사실이 들통나 구속됐다.
울산남부경찰서는 8일 주택가와 노래방 등지에서 흉기로 부녀자를 위협해 성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강도강간 등)로 김모(27)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005년 4월 울산 남구의 한 노래방에서 업주 A(50ㆍ여)씨를 흉기로 위협, 현금 13만원을 빼앗고 성폭행하는 등 2004년 12월 중순부터 이듬해 11월 말까지 울산 남구 일대 주택과 노래방 등지에서 같은 수법으로 여성 8명을 성폭행하고 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당시 A씨가 성폭행 당한 노래방에서 김씨가 버린 껌을 수거,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DNA 분석을 의뢰해 껌에 묻어있던 구강세포에서 DNA를 검출해냈고, 또 다른 성폭행 범행 장소인 모 헬스클럽에 김씨가 벗어두고 간 안경테에서도 같은 DNA를 검출했으나 범인은 찾지 못했다.
경찰은 올들어 남구의 빈 집 13곳을 털다 검거된 김씨를 지난달 단순 절도 혐의로 구속한 뒤 여죄를 캐기 위해 김씨에 대한 DNA 검사를 국과수에 의뢰, 상습 성폭행범과 동일인이라는 사실을 지난 3일 통보받았다. 경찰은 이튿날인 4일 법원에서 단순절도 혐의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고 울산구치소를 나서려던 김씨를 극적으로 붙잡았다.
울산=목상균 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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