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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포에버21·톱숍·H&M… 글로벌 소매점 잇단 상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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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포에버21·톱숍·H&M… 글로벌 소매점 잇단 상륙

입력
2008.04.10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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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의류 소매업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글로벌 SPA형 패스트패션 브랜드들이 잇따라 국내 상륙한다. 특히 이들은 일제히 포스트로 서울 명동을 선택, 패션 1번지인 명동상권의 활성화는 물론 국내 패션 제조 및 유통업계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명동 입성이 확정됐거나 최종 사인만 남긴 상태인 글로벌 SPA브랜드는 스페인 브랜드 자라(ZARA)를 비롯해 칼 라거펠트, 마돈나, 케이트 모스 등 스타들과의 콜래보레이션으로 주가를 높이고 있는 스웨덴의 H&M, 재미교포 사업가 장도원 회장이 이끄는 미국 최대 패스트패션기업 포에버21, 영국이 자랑하는 톱숍 등 현재 세계 패션유통가의 이슈 메이커를 총 망라한다.

명동 입성 1호는 자라로 롯데쇼핑과 스페인의 인디텍스사가 2:8로 합작 설립한 자라리테일코리아(대표 이봉진)를 통해 첫 선을 보인다. 내달 2일 롯데백화점 영플라자 2층과 삼성동 코엑스몰에 매장을 여는 것을 시작으로, 8월말에는 명동 중앙로 옛 유투존 건물을 리뉴얼하는 엠타워에 540평 규모 초대형 매장을 개장한다. 1,2층에 여성복 남성복 키즈, 리빙용품 등 토탈매장을 선보인다.

자라와 함께 유럽 패스트패션의 쌍두마차로 불리는 H&M은 내년 봄 개장 예정인 명동 아바타몰에 국내 1호점을 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유통업체와의 합작을 고려하다 최근 직진출로 방향을 정했다”며 “아바타몰 입점은 최종 사인만 남은 상태”라고 전했다. H&M은 현재 명동 아바타몰에 역시 1,2층 복층 형태로 매장을 구성, 자라와 신경전을 펼친다.

포에버21 역시 엠타워 3,4층 입점이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엠타워 지하층은 라이프 스타일 용품 매장으로 젊은층의 사랑을 받은 코즈니가 들어선다. 현대백화점이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진 톱숍은 국내 직ㆍ진출이 예상되며 아바타몰 입점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SPA브랜드 매장들이 내년 초 개장을 완료하면 명동은 명실상부한 세계 SPA 브랜드들의 각축장이 된다. 롯데백화점이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사와 손잡고 지난해 들여온 유니클로, 신세계백화점 자회사인 신세계인터내셔널이 들여온 갭 등 앞서 명동에 입성한 SPA형 브랜드들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널 갭 담당 김선혜 파트장은 “업태는 같아도 브랜드 컨셉트가 달라 큰 영향은 받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워낙 비즈니스 규모가 크고 유통망이 탄탄한 업체들이라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글로벌 브랜드의 잇단 상륙에 대해 국내 패션업계와 유통업계의 반응은 제 각각이다. 자라와 손을 잡은 롯데백화점의 글로벌패션사업부 정동혁 이사는 “매출보다는 유동인구의 흡인력을 높이 산다”며 “명동에 자라 매장은 명동 상권이 청담동 부티크 거리에 비해 확연히 비교우위를 가진 트렌드 발신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내 패션업체는 걱정 반 기대 반이다. 경쟁력을 키우는 기회이지만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군은 도태될 수 있다는 것이다. 패션문화컨설팅 그룹 CMG의 김묘환 대표는 “자라 H&M 등의 성공 요인은 트렌디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파는 것”이라면서 “이들이 들어올 경우 비대한 유통마진 등 한국 패션업계의 고질적인 가격거품이 빠지는 효과는 물론 백화점 종속이 심한 유통양태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제품력이 상당한 수준에 오른 여성의류와 달리 국내 남성복 시장은 단기적으로는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남성복 시장이 정장위주라는 게 약점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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