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국내 대학의 세계 랭킹 끌어올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해외의 권위 있는 언론 등이 해마다 발표하는 세계 대학 순위에서 상위권에 오르기 위해 대학은 물론이고 집권당인 자민당까지 발벗고 나섰다.
자민당은 9일 일본 대학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 유능한 인재들을 일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당내 국가전략본부 산하 ‘대학 랭킹 향상 프로젝트팀’을 새로 만들었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 등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발표한 세계 대학 순위에서 일본 수위인 도쿄(東京)대는 지난해 각각 17위, 16위에 그쳤다. 도쿄대는 평가 기준 가운데 ▦학자ㆍ기업의 평가 ▦교원 1인당 논문인용 건수 ▦학생과 교원 비율만 따지면 10위권에 들지만 외국인 교원과 유학생 비율에서 낙제점을 받아 순위가 뚝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프로젝트팀은 유학생과 외국인 교원 비율을 늘리는 등 대학 국제화를 적극 추진하는 쪽으로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도 잇따라 순위 끌어올리기 작전에 나서고 있다. 더 타임스 발표에서 200위 안에도 들지 못한 히토쓰바시(一橋)대는 비슷한 사회과학 종합대학이면서 17위를 기록한 영국 런던대 경제정치학원(LSE)을 찾아가 현지 조사를 하고 평가 기준의 하나인 논문의 영어 번역을 적극 지원키로 했다. 학교 관계자는 “인문사회과학 부문에서 100위 내 진입이 목표”라고 말했다.
161위에 머무른 게이오(慶應)대는 안자이 유이치로(安西祐一郞) 총장이 2005년 일본 대학 총장으로는 처음 더 타임스 편집부를 직접 방문해 순위 산출 기준 등을 확인했다.
게이오대는 50위권 근접이 목표다. 오사카(大阪)대학은 50위권에 들었지만 “평가가 서구 대학 편향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더 타임스에 항의했다. 102위의 도호쿠(東北)대는 ‘10년 후 30위권 진입’을 아예 목표로 내걸고 실력에 따라 교수 급여 차별화 등의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이런 서열 매기기에 비판적인 대학도 적지 않다. 고미야마 히로시(小宮山宏) 도쿄대 총장은 지난달 주최한 세계 명문대와 교육 역량 비교 연구회에서 “대학 순위는 대부분 자의적이어서 일희일비하는 건 본말전도”라고 말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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