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9일 개표 초반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 과반을 훨씬 넘긴 압도적인 승리가 예상되자 완전한 잔칫집 분위기였다. 곳곳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개표가 진행될수록 친박 연대와 무소속의 돌풍이 예상외로 거센 것으로 확인되면서 분위기는 금세 역전됐다. 한때 과반도 어려운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와 긴장하는 기색도 감지됐다.
강재섭 대표를 비롯한 박희태ㆍ김덕룡 공동선대위원장, 안상수 원내대표, 이한구 정책위의장, 정몽준ㆍ전재희 최고위원 등 여의도 당사 선거상황실에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던 당 지도부는 오후6시쯤 한나라당이 최소 155석, 최대 184석의 의석을 확보하는 것으로 집계되자 일제히 환호성을 올렸다.
서울 동작을에서 통합민주당 정동영 후보와 맞대결을 벌인 정몽준 최고위원이 개표결과 초반부터 크게 앞서나가자'정몽준'을 연호하기도 했고, 그 외에 다른 당직자들이 우위를 점하는 결과가 발표될 때마다 박수와 환호가 계속되는 등 당의 압승 분위기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재오, 이방호, 박형준, 정종복 의원 등 '친이명박'계열 핵심들이 줄줄이 낙선한 것으로 발표되자 탄식이 흘러나왔다. 이재오 의원을 제외하면 총선 전 여론조사에서 뒤진다는 기미도 없었던 터라 당 관계자들은 "어떻게 이런 일이…"라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친박연대와 무소속의 돌풍이 당초 예상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자 당 관계자들은 손에 땀을 쥐고 개표 방송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내내 굳었던 한나라당 지도부의 표정은 개표가 50% 이상을 넘어가면서 과반 확보 전선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자 비로소 조금이나마 펴지기 시작했다.
김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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