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승1무65패. 지난 5년 동안 롯데가 삼성을 상대로 기록한 성적표다. 2003년부터 3년 동안은 고작 10승밖에 거두지 못하면서 그야말로 ‘고양이 앞의 쥐’ 신세. 2006년 7승11패-2007년 9승9패로 균형을 맞췄지만, 지난 5년 동안 롯데의 대 삼성 승률은 채 30%를 넘지 못했다.
지난 97년 이후 11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한 삼성에 비해 2000년 이후 가을 잔치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롯데의 신세는 처량하기 짝이 없었다. 삼성과 롯데를 지칭하는 ‘영남 라이벌’이라는 단어는 부산 갈매기들만의 공허한 외침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올시즌 들어 타선의 엄청난 폭발력을 앞세워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는 롯데는 더 이상 삼성에 밀리지 않았다. 롯데는 8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시즌 첫 라이벌 대결에서 이대호와 카림 가르시아의 홈런포를 앞세워 9-5 완승을 거뒀다. 7승째(2패)를 거둔 롯데는 삼성을 누르고 단독선두로 뛰어오른 반면, 삼성은 6승3패로 롯데에 1경기 뒤진 공동 2위로 떨어졌다.
롯데 4번 타자 이대호는 1-1 동점을 이룬 3회 삼성 선발 윤성환의 132㎞짜리 체인지업 초구를 그대로 받아쳐 130m 짜리 초대형 장외 2점 홈런을 작렬했다. 시즌 3호. 이후 롯데는 5회 김주찬의 3루 앞 땅볼로 1점을 보탠 뒤 가르시아의 중견수 희생 플라이, 조성환의 2타점 좌전 적시타로 7-1로 달아나 승부를 결정지었다.
올시즌 최고 용병 타자로 꼽히는 가르시아는 7회 무사 1루서 삼성 세 번째 투수 차우찬의 127㎞ 짜리 슬라이더를 통타, 오른쪽 펜스를 넘기는 투런포(비거리 120m)를 터뜨렸다. 올시즌 4호로 홈런 단독 선두. 삼성은 8회 4번 타자 심정수가 롯데의 두 번째 투수 김일엽을 상대로 좌중간 펜스를 넘는 솔로 아치를 터트렸으나 승리는 이미 롯데 쪽으로 기운 뒤였다.
로이스터 롯데 감독은 경기 후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계속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목표한 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광주에서는 SK가 연장 10회초 터진 신인 모창민의 결승홈런을 앞세워 2-1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5연승을 달렸다. 잠실에서는 한화가 홈팀 두산을 4-3으로 꺾고 3연패에서 탈출했고, 두산은 6연패 늪에 빠졌다. 목동에서는 LG가 우리 히어로즈를 9-4로 꺾고 3승(6패)째를 거뒀다.
허재원 기자 hooah@hk.co.kr양준호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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