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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잊은' 수도권 표심 이번엔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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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잊은' 수도권 표심 이번엔 어디로?

입력
2008.04.08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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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는 금배지 111개가 달려 있다. 지역구 245석의 40%를 넘는다. 전체 유권자의 절반 가까운 1,838만7,909명(48.65%)이 수도권에 몰려 있다. 수도권이 승부처인 이유다.

수도권의 역대 선거결과를 복기해보면 흥미로운 흐름이 발견된다. 2004년 총선까지만 해도 통합민주당의 ‘선배 정당’들이 강세를 보였으나 최근 2번의 선거에서는 한나라당이 기세를 올리고 있다.

2006년 5월 민선4기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은 수도권 기초단체장 66곳 중 61곳을 차지했고 지난 대선에선 52.0%의 표를 얻었다. 민선 1기 때 서울에서 구청장 2곳, 2기 때 5곳의 초라한 성적을 거둔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천지가 개벽한 셈이다.

전통적으로 수도권은 25~30% 정도로 추산되며 응집력이 강한 호남 출신 유권자들이 흐름을 좌우해 왔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수도권 109개 의석 중 76석을 열린우리당이 차지하고 2002년 대선에서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승리하는데 호남 출신들이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지난 대선에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서울에서 거의 힘을 받지 못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세가 강한 서울의 유권자들 중 불과 24.5%만이 정 후보를 선택한 것이다.

이 같은 수도권의 변심은 ‘신지역주의’로 풀이된다. 과거엔 수도권 유권자들이 자신의 고향을 따르는 투표를 했지만 최근에는 출신지의 관점이 아닌 수도권의 관점에서 판단하는 독자적 정체성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한귀영 연구실장은 “2006년 지방선거 때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참패는 단순히 무능에 대한 심판으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며 “행정수도 이전, 수도권 규제, 종합부동산세 논란 등을 거치면서 수도권이 독자적으로 집단화했다”고 분석했다.

과거 민주당과 자민련이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시도했던 연합공조도 이젠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정치컨설팅 민기획 박성민 대표는 “지역구도에 영향을 덜 받는 수도권 유권자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으며 충청 출신 유권자의 이탈이 한나라당의 높은 지지율로 표현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도권 표심은 총선을 맞아 다시 흔들리고 있다. 대선 직후에만 해도 수도권은 한나라당 독식이 예상됐다. 하지만 불과 석 달이 지난 지금 전체적으로는 한나라당이 우세하지만 민주당의 추격도 예사롭지 않다. 그만큼 수도권 유권자들의 표심은 고정돼있지 않고 정치이슈와 국정운영 등을 냉정하게 평가해 움직이는 새로운 경향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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