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동부의 전창진 감독은 경기 전 2차전 승부의 중요성을, 안양 KT&G의 유도훈 감독은 자신감을 선수들에게 강조했다. 그러나 적지에서 2패를 당할 수 없다는 KT&G의 한발 앞선 정신력이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냈다.
KT&G가 7일 원주치악체육관에서 열린 2007~08시즌 SK 텔레콤T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94-90으로 동부를 제압하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지난 97~98시즌부터 5전 3선승제로 치러진 40차례의 4강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진 팀이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한 경우는 딱 두 번밖에 없었다.
KT&G 승리의 중심에는 ‘저니맨’ 황진원(30)이 우뚝 섰다. 황진원은 4쿼터 중반 결정적인 가로채기와 3점포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24점에 리바운드 4개의 맹활약. 5개팀을 전전하다가 올시즌 KT&G에 6번째 둥지를 튼 황진원은 54경기를 모두 소화하며 ‘식스맨’에서 주전을 발돋움했다.
지난 5일 1차전에서 팀내 토종 선수 가운데 최다인 8점을 넣으며 플레이오프 ‘깜짝 스타’를 예고한 황진원은 이날도 35분43초를 뛰며 코트를 휘저었다.
특히 78-75로 앞선 4쿼터 5분50초를 남기고 가로채기에 이은 단독 드리블로 골밑슛을 성공시켰고, 80-80으로 맞선 4분20초를 남기고는 깨끗한 3점포로 다시 균형을 깼다. KT&G는 결정적인 위기 순간마다 황진원의 활약으로 경기의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전반을 41-46으로 근소하게 뒤진 KT&G는 3쿼터 들어 황진원과 TJ 커밍스(22점 9리바운드)의 슛감각이 살아나며 시소게임을 거듭했다. 4쿼터에는 더욱 박빙의 승부가 이어졌다.
KT&G는 2분19초를 남기고 커밍스의 덩크슛과 마퀸 챈들러(24점 10리바운드)의 중거리슛, 양희종(9점)의 자유투를 묶어 90-84로 달아났다.
KT&G는 경기 종료 1분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동부의 카를로스 딕슨(20점)과 강대협(16점)에게 잇따라 3점슛을 내 주며 다시 동점을 허용했으나 25초 전 성공한 챈들러의 골밑슛을 잘 지켜 역전승을 마무리했다.
동부 김주성은 두 팀 합쳐 최다인 29점을 쏟아부으며 1차전에서 기록한 자신의 플레이오프 최다득점(26점)을 이틀 만에 경신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두 팀은 하루 쉰 뒤 9일 KT&G의 홈인 안양으로 장소를 옮겨 3차전을 치른다.
원주=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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